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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품질 같은데 값은 두 배인 '바가지 우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유기농 우유가 품질은 일반 우유와 비슷한데도 값은 최고 2.7배까지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칼슘 등 특정 성분을 강화했다는 강화 우유도 값은 비싸지만 실제 강화 성분 함량은 오히려 일반 우유보다 적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유업체들이 건강을 위해 품질이 더 낫겠지 싶어 유기농 우유나 강화 우유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악용해 폭리를 취해 온 셈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어제 일반 우유와 유기농 우유의 성분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우유의 산도, 칼슘과 유지방 함유량 등에서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값은 유기농 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2~2.7배나 비쌌다. 특정 성분 강화 우유도 값은 1.5~3.2배 비싸면서도 실제 함량은 표시보다 적은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우유업체들은 유기농 사료가 일반 사료보다 50~60%가 비싸고 생산 시설 등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단순 가격 비교로 바가지를 씌운다고 몰아 부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2배 이상 비싸게 받는 것은 지나친 횡포라는 게 소시모의 분석이다. 억울하기로 따진다면야 그동안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고 비싼 값을 치른 소비자들이 더하다. 더구나 우유는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많이 마시는 제품 아닌가.


'유기농'이나 '프리미엄' 등을 빌미로 일반 제품보다 값을 비싸게 받는 건 업계의 오랜 고질이다. 비단 우유업체들뿐 아니다. 식품업체들은 바로 올 봄에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커피, 삼각김밥 등 생활식품의 가격을 '프리미엄 제품'이니 '리뉴얼 제품'이니 하며 줄줄이 값을 올렸다. 전자제품이나 자동차같은 공산품도 예외가 아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부도덕한 상혼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고급 제품이라는 이유로 가격을 편법 인상하는 업체에 대해 정부와 소비자 모두 감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을 발전시키고 영속하게 하는 건 소비자다.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해 악덕 영업을 하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혼을 내야 한다. 정부는 기업들이 내세우는 '프리미엄 제품'이 허위 과장은 아닌지, 일반 상품과의 품질 및 가격차가 적정한지를 가려내 엄하게 제재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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