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수감자 중 처음으로 수감 중 박사학위
홍콩의 50대 재소자가 독학으로 약 24년 만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10일 샤오샹천바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경비가 삼엄하기로 손꼽히는 홍콩 스탠리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쥔씨(가명·51)가 지난 8일 메트로폴리탄대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콩에서 수감자가 박사 학위를 받은 건 그가 처음이다.
중학교를 중퇴한 그는 20대 때인 1990년대 중범죄를 저질러 장기 수감자가 됐다. 감옥 생활 중 공부에 빠져든 그는 2000년 홍콩 중등교육검정시험(HKCEE, 2012년 폐지)을 치렀고 2004년 홍콩 메트로폴리탄대 원격강의 수강을 시작, 학사 학위를 땄다. 이후 2012년 석사 과정을 이수했으며, 수감 중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위 수여식에는 그의 부모도 참석해 축하했다. 그는 공부에 빠져든 이유에 대해 "쓸데없는 생각을 너무 많이 갖지 않기를 바랐다"며 "가족들에게 '내가 비록 감옥에 있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도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옥에서 공부하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어 논문 작성이 쉽지 않았던 데다, "쓸데없는 공부"라는 주변의 냉소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의 격려가 공부의 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들과 교도관들의 격려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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