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같은 행사, 다른 해석'
[베를린(독일)=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부문 수장이 세계 3D스마트TV시장 제패에 대한 공통된 목표를 밝혔지만 '스마트'와 '3D'의 기능적 접근 방법에 대해서는 상반된 전략으로 대치하고 있다. LG전자는 '3D 대세론'을,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 생태계'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논쟁이라고 지적하지만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마케팅적 접근에서 명확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만큼 향후 최종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권희원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
5일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독일 베를린 'IFA2011'에 참석한 권희원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내년 말까지 자리를 걸고 3DTV 1위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3D스마트TV 시장의 '50% 달성 목표'를 내세워 TV업계 양대 수장의 자존심 대결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권 부사장은 "3DTV 시장점유율을 현재 10%대 초반에서 올 연말까지 20%까지 올리고 내년에는 이를 25~30%까지 확대해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년에 세계 3D TV시장 1위를 달성해 'LG = 3D 리더' 이미지를 확립하고, 전략적 제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로 스마트 사업을 선도하는 한편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강화해 TV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는 TV의 기본 기능으로 가져가고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수 있게 만들 수 있는 핵심은 편안한 3D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에서 보급형까지 3D 풀 라인업을 바탕으로 전체 TV 모델수 가운데 3DTV 비중을 70%까지 늘릴 방침이기도 하다. 권 부사장은 "내년말까지 3DTV 시장 1위 목표 달성 여부에 자신의 직위를 걸 수 있다"는 비장함을 내비쳤다.
특히 그는 "스마트기능에서도 LG전자의 앱이 경쟁사보다 많고 킬러콘텐츠 개발 외에도 셋톱박스나 PC 없이도 LG 스마트 TV를 통해 방송 다시보기,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컨텐츠 업체와의 제휴도 늘리겠다"고 말해 스마트기능 개발에도 최선을 다하겠지만 소비자 접근 전략핵심은 가볍고 편한 안경이 장점인 '필름패턴편광(FPR) 3D'를 지속적으로 내세울 방침을 확고히 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반면 윤부근 사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TV를 약 1500만대 판매했다"며 "내년 혹은 내후년 스마트TV를 3000만~5000만대 가량 팔 수 있는 시기가 오면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협력 등 생태계 조성이 확고해 질 것"이라며 '스마트'를 통한 TV영토 확장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그는 "앞으로 TV 사업의 핵심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라며 앞으로 3D스마트시장의 50%, 전체 TV시장의 60%까지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확고히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3D와 스마트는 통합기술에 가깝지만 삼성과 LG전자는 소비자 공략 접근 방식에서 상당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께가 되면 그 성과에 따라 두 CEO의 명암이 갈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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