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팔자' 확대에 외국인 가세..대형주 중심으로 낙폭 키워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5일 코스피가 장 초반에 비해 낙폭을 키우며 1810선으로 밀렸다. 주말 미국 고용지표 악화로 시장심리가 위축된 데다 수급 면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세를 강화하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주 말 뉴욕증시는 급락 마감했다. 저조한 고용지표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 고용은 '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9.1%였다.
위축된 투자심리에 이날 코스피 역시 1829.30으로 갭하락 출발한 후 저가를 1812선까지 내리는 등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10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51.93포인트(2.78%) 내린 1815.82를 기록 중이다.
개인이 327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고군분투 중이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44억원, 2089억원어치 동반 순매도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에 힘을 싣고 있다. 기관의 경우 보험(1273억원)에서의 매도세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투신, 사모펀드, 기금 등에서도 '팔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프로그램으로도 차익거래(1853억원 순매도)를 중심으로 2111억원어치의 매도 물량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설에서 경기부양책 제시 여부가 아니라 제시될 경기 부양책의 강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용지표 부진에 뉴욕증시가 2% 넘게 급락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현재는 부양책의 강도와 향후 추진력에 대한 신뢰가 크지 않은 상태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바마의 연설에서는 시장을 놀라게 할 만한 창의적인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며 "시장이 이미 예상하고 있거나 시장에 익숙한 대책들로는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부양책에서 고용 창출 대책은 필수적인 상황인데, 이를 위해서는 전체 고용에 86%를 차지하는 서비스 산업을 확대시켜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향후 경기회복이 가시적이라면 IT, 자동차 등 하드웨어 산업의 성장성이, 경기회복이 지연된다면 게임, 엔터테인먼트, 방송서비스, 카지노, 여행, 유통 등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성이 높아질 것이고 설명했다. 내년 이후에도 고용불안이 계속된다면 고용창출을 위해 서비스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정부정책 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날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큰 하락율을 보이고 있는 업종은 화학이다. 4.07% 급락 중이다. 외국인이 166억원, 기관이 468억원어치를 던지면서 업종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운송장비(3.25%), 전기전자(-3.02%), 건설업(3.27%), 은행(-3.06%), 증권(-3.55%)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팔자'세를 이기지 못하고 3% 이상 내리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 역시 하락 일색이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S-Oil 등 정유·화학주들이 6% 이상 급락 중이고 현대중공업 역시 5.22% 내리고 있다. 삼성전자(-2.60%)를 비롯해 현대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신한지주, KB금융 등도 2~3% 하락세다.
이날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는 6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129종목만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종목 하한가를 포함해 675종목은 내림세. 47종목은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코스닥은 상승 하루만에 하락세로 전환해 490선을 밑돌고 있다. 현재 전거래일보다 4.79포인트(0.97%) 내린 489.68을 기록 중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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