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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증시, 대주주와 한 배 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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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메이커]지주사 가치 재평가 가능성 높아

가족과 외식메뉴를 고를 때 부페 혹은 일품요리냐를 놓고 고민한 경험이 한두 번씩은 있을 것이다.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부페를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정요리로 소문난 맛집에서 일품요리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둘 중 하나만을 죽어라 고집하는 사람들은 없다. 역시 선택시 중요한 포인트는 예산과 퀄러티를 고려해볼 때 충분히 만족스러운가 하는 것이다.

6~7만원씩 하는 호텔 수준의 부페가 불과 3~4만원에 제공된다면 부페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한번 쯤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외식메뉴를 선택할 때와 비슷한 고민을 주식시장에서도 하게 된다. 지주회사를 선택할 것인가, 사업자회사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가 그것이다.

지주회사는 다수의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신에 각각 따로 사려고 할 때보다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주회사의 가치를 보통 NAV(Net asset value)로 표현하는데, 실제 시가총액이 NAV보다 40~50%가까이 할인되어 거래되는 지주회사 주식들이 많다.


외국 지주회사의 할인율 15~20%에 비해서도 한국의 지주회사들은 지나친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보여진다.


부페는 한번에 먹을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싼 가격에 제공된다고는 하지만, 지주회사는 도대체 어떤 이유로 할인되어 거래될까?


첫 번째는 태생적인 이유다. 한국의 지주회사들은 LG를 필두로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상속이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목적으로 탄생한 측면이 크다.


단순히 기존 회사들 지분을 한 군데로 모았다는 데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회사의 효율성과 대주주를 제외한 타 주주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구조일까에 대한 의심이 지주회사를 외면하게 만들었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와는 그 태생이 다른 셈이다.


두 번째는 사업구조 면에서 자회사들에 비해 불리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의 현금흐름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수입밖에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사업에서 창출되는 영업현금흐름을 배당과 재투자 등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자회사들에 비해 덜 매력적으로 여겨진다.


세 번째는 원하는 것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보다 원하지 않거나 잘 모르는 회사까지 어쩔 수 없이 같이 사게 된다는 불안감 탓이다.


지주회사의 특성상 다양한 업종의 회사들이 한 군데 모여있는데, 혹시라도 자회사들 중 크게 잘못되어 지원이 필요한 회사가 생기면 전체 지주회사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도 있다는 리스크가 지주회사의 주가를 디스카운트시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최근 굵직한 M&A 진행과정에서 지주회사에 대한 편견과 디스카운트를 사라지게 하는 몇 가지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통운 인수과정에서 많은 투자자들의 예상을 깨고 지주회사 CJ가 아니라 자회사인 CJ제일제당과 CJ GLS가 인수주체로 나섰다. 물류업을 영위하는 CJ GLS는 그나마 이해가 되지만, 식품업을 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이 인수주체로 나선 것은 사업시너지 측면에서 전혀 이해되지 않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주회사 CJ입장에서 보면 최선의 선택이었다. 삼성-포스코 연합을 이기기 위해 ‘분노의 베팅’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과감한 가격을 써냈지만 그 인수대금을 CJ가 모두 부담하는 리스크만큼은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룹 계열사 중 현금창출능력이 제일 좋고 신용도가 높은 CJ제일제당을 끌어들였다. CJ제일제당 주주 입장에서는 황당하게 뒤통수를 맞은 셈이지만 CJ 주주들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훼손이 최소화되는 묘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게다가 CJ GLS 증자대금을 마련하고 공정거래법을 맞추려다보니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해야 했는데, 이 주식을 받아준 주체도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이었다. 누가 봐도 지주회사인 CJ 입장에서 유리한 쪽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진 셈이다.


최근 하이닉스 M&A과정에서 지주회사 SK가 아닌 SK텔레콤이 인수주체로 등장한 것도 대한통운 인수 건과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네오위즈와 네오위즈 게임즈 간에 발생한 부동산 거래 등 대부분의 지주회사가 낀 거래에서 대부분 사업자회사 보다는 지주회사에 유리한 결정들이 이뤄져 왔다.


게다가 동반성장 등의 이슈로 대기업의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사업이 암초에 부딪히고 대주주의 자녀가 출자한 회사와의 거래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상황에서 지주회사는 대주주가 합법적으로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양사도 최근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심플하게 가져가고 지배권을 공고히 한 바 있는데, 시장에서도 주가 상승으로 그 결정을 환영해주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주회사의 속성상 디스카운트 받아야 할 요인도 물론 있지만, 역으로 자회사에 비해 할증 받을 수 있는 요소도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즉 지배구조상 지주회사에게 좋은 일은 대주주에도 좋은 일이 된다는 점에서 지주회사가 누리는 수혜를 말한다.


또한 지주회사도 구분이 필요하다. ㈜LG처럼 자회사들만 거느리고 있는 순수지주회사가 있는가 하면 ㈜한화와 같이 안정적인 자기 사업을 가진 상태에서 자회사를 지배하는 사업지주회사도 있다.


지주회사의 디스카운트 이유가 사업의 존재 여부라고 한다면 사업지주회사는 상대적으로 디스카운트를 덜 적용받는 것이 합당하다.


지주회사를 둘러싼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IFRS도입이다. 해외 지주회사들의 할인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도 IFRS 때문이다.


IFRS 도입 전에는 자회사들의 최종적인 경영의 결과치인 순이익만 지주회사의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쳤지만 IFRS가 도입되면 자회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연결로 지주회사의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그룹 전체의 진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


더구나 실적이 탁월하다면 아직 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비상장 회사라 할지라도 그 실적을 시장에서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연결납세제도의 도입이나 자회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해 이중으로 과세하지 않는 규정, 결정적으로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현물출자나 주식교환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세금에 대한 실제 납부 이연, 과점주주의 취득세 배제 등 지주회사 도입으로 특혜에 가까운 각종 세제상 혜택을 받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세금에 민감한 기업인들에게 이런 세제상 혜택은 많은 기업들이 지주회사체제를 선호하게 만드는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주회사들은 자회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 외에도 매출액의 일정부분을 상표권에 대한 대가로 받는 로열티 수입, 임대수익, 자회사에 대한 경영지원에 따라 컨설팅 수입을 받는 등 다양한 현금흐름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 알짜 자회사를 보유 시에는 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새롭게 자금을 조달하고 집중조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갖고 있다. 자회사 GS리테일 상장추진 소식이 GS의 주가에 좋은 약이 된 것이 그 예다.


반기실적 발표시즌이 도래하면서 자산총계가 2조원 이상으로 의무적으로 분기별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하는 대형 지주회사 및 자발적으로 분기별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기로 한 중소형 지주회사들이 우선적으로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싼 게 비지떡이라서 시장에서 할인 받는 주식은 다 그만한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대주주와 한 배를 타는 지혜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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