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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률의 올댓USA]필라델피아, 전과자 영입에 1억 달러 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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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포츠 역사상 이런 선수가 또 있을까.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쿼터백 마이클 빅(31)은 2년 전만 해도 교도소에 복역 중인 죄인이었다. 한 때 NFL의 슈퍼스타였지만 불법 투견 및 동물 학대 그리고 도박으로 19개월 동안 옥살이를 치렀다. 그랬던 그가 2011~12 정규시즌을 앞두고 소속팀과 무려 6년간 1억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빅딜은 그의 죄질 그리고 전성기였던 20대 후반을 철창에서 보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빅이 NFL 역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나 1억 달러 계약을 성사시킨 주인공이라서 더욱 그러하다.

빅이 저지른 죄목은 미국에서 쉽게 용서받기 어렵다. 미국에서 개는 가족이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친구와 같은 존재다. 그런 개를 학대했으니 빅이 쉽게 필드로 컴백하고 맹활약을 펼치는 것은 불가능했다. 각 구단들 역시 자칫 빅을 영입해 이미지를 망칠까봐 그에게 손을 내밀지 못했다.


하지만 2009년 어렵게 필라델피아와 계약한 빅은 소속팀 쿼터백 3진자리를 얻어내며 부활의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사실 3진은 언제 그만 둘지 모르는 백업의 백업이지만 빅은 지난해 당시 주전이었던 도노반 맥냅이 이적하고 백업인 케빈 콜브의 부상까지 겹치는 바람에 시즌 첫 경기부터 주전을 꿰차는 행운을 누렸다.

빅은 두 번 다시 오기 힘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체 16경기 가운데 선발로 출장한 11경기에서 8승3패의 승률을 올렸고 팀을 내셔널콘퍼런스 동부지구 챔피언으로 이끌었다. 아울러 미식축구 선수에게 있어 황금기인 20대 후반을 헛되게 보낸 가운데서도 개인 한 시즌 최다인 패싱야드(3018), 터치다운 패스(21), 러싱 터치다운(9) 등을 갈아치우면서 NFL 재기상을 수상했다. 그러자 소속팀 필라델피아는 연봉 160만 달러에 불과했던 빅에게 연봉 대박의 선물을 안겼다.


사실 빅이 이처럼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던 이유는 행운만이 아니다. 빅은 원래 미식축구계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렸던 신동이었다. 2001년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애틀랜타 팰콘스에 입단했던 그는 공을 패스하는 쿼터백이면서도 공을 직접 들고 적진으로 돌파하는 멀티 공격수였다. 강한 어깨와 러닝 백 못잖은 빠른 발로 상대 수비수를 혼쭐냈다. 2000야드 이상을 던지고 1000야드 이상을 달리는 100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슈퍼스타였던 셈.


빅은 이런 실력과 이력 때문에 애틀랜타와도 10년간 1억3000만 달러의 대박 계약을 체결했다. 광고 계약까지 더해 지난 2006년 한 해에만 2500만 달러까지 벌어들였다. 비록 불법 투견 및 학대로 계약이 중도 해지되고 보너스마저 토해냈지만 현역 최고 쿼터백인 페이튼 매닝(인디애나폴리스 콜츠)과 톰 브래드(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그 실력과 몸값은 대단했다.


빅은 과거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대에 선보였던 실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타고난 운동 신경도 있겠지만 교도소 복역 뒤에도 철저하게 몸을 관리하며 '워커홀릭'으로 돌변,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했다. 한 때 "모든 것이 당연하다고 믿었지만 절대 당연한 것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1900만 달러의 빚을 청산해야 하는 빅에게 남은 목표는 계약 기간을 채우고 팀의 우승을 견인하는 것이다.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아 결장이 잦은 NFL에선 장기 계약이 전액 보장되지 않아 부상으로 뛰지 못할 경우 계약 금액을 모두 손에 쥘 수 없다. 빅 역시 반 정도만 개런티가 된 상태라 부상 없이 계약 기간을 모두 채워야만 빚을 갚을 수 있다.


자신의 과오로 인해 생긴 빚을 모두 갚음과 동시에 브래디나 매닝처럼 팀의 우승을 이끄는 것이 빅의 또 다른 희망 사항이다. 필라델피아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을 했고 올해 빅이 완벽하게 경기 감각을 되찾아 그 기대는 여느 때보다 높다. 빅에게 위험한 승부를 건 필라델피아도 아직 슈퍼볼 우승 경험이 없어 빅의 이상으로 설레고 있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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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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