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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률의 올댓USA]메이저리거의 수명 그리고 짐 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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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률의 올댓USA]메이저리거의 수명 그리고 짐 토미 짐 토미[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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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 진입한 신인의 평균 선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예상과 달리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어려운 관문을 뚫고 큰 무대에 올라선 메이저리그 신인의 평균 선수 수명은 고작 5.6년에 불과했다. 1902년부터 1993년 사이에 메이저리그 선수 생활을 시작한 5989명의 선수들이 3만3272년을 뛰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1993년 이후에 등장한 선수는 아직 은퇴 전인 경우가 많아 계산상에서 제외됐다)

5989명 가운데는 1971년 9월16일 데뷔전에 불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갑작스런 팔꿈치 부상으로 공 한 개도 뿌리지 못한 채 하루 만에 빅 리그에서 사라진 래리 욘트(그는 20시즌을 소화하면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로빈 욘트의 형이다)와 무려 27년 동안 마운드에 올라 7차례나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세운 놀란 라이언이 포함돼 있다. 조사 기간인 91년 동안 욘트처럼 5.6년을 채우지도 못하고 떠난 선수와 5.6년 이상을 훌쩍 넘은 선수들은 크게 대조된다. 하지만 그 태반은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일찍 단명한 선수들이었다. 어찌됐건 메이저리그에서 장수하기란 쉽지 않으며 6년을 채워야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기도 어렵다는 건 분명했다.


그런데 5.6년이 결코 짧지 만은 않았다. 조사된 기간의 신인 가운데 5년 이상 뛴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으며 20년 이상 장수한 사례도 1%가 채 되지 못했다. 적어도 경력 5년 이상인 선수라면 그들의 메이저리그 인생은 짧지 않았고 또 헛되지도 않았다.

그나마 신인들의 선수 수명은 근래 들어 더 늘어났다. 초창기인 1902년부터 1945년까지 4.3년에 불과하던 것이 황금기인 1946~68년 들어 6.47년으로 늘어났고 이후에는 6.85년으로 조금 더 연장됐다. 수명 연장은 FA 제도 도입과 높은 연봉, 이에 따른 체계적인 건강관리와 트레이닝 그리고 부상 치료 기술 발달 덕분이였다고 한다. 아울러 팀 확장도 수명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10년은 물론 5년도 넘기기 어려운 메이저리그에서 라이언처럼 20년 이상 뛰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매일 뛰어야 하는 야수들이라면 더 쉽지 않다. 얼마 전 역대 8번째로 600홈런 고지를 넘은 짐 토미는 쉽지 않은 일을 해낸 선수다. 홈런 수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무려 21년째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다.


토미는 장수 빅리거로서만으로도 큰 대접을 받아야 하는데 아쉽게도 실상은 그렇지 못한 느낌이다. 시즌 최다 홈런 타이틀이 한차례에 불과하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없어서 인지 이슈 메이커인 다른 스타들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토미는 얼마 전까지 만연했던 스테로이드에서 자유로운 오가닉(organic) 선수 가운데 한명으로 손꼽혔다. 모범적인 메이저리거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동료 타자는 물론 투수들까지 너도나도 약에 의존해 기록 달성과 선수 생명 연장을 노렸지만 토미는 당당하게 자신만의 실력과 체력으로 600홈런 고지를 넘어섰고 20년 넘게 활동했다. 게다가 토미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정이 많기로 소문난 선수다. 미국 내 모든 매체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하나 같이 토미를 인간성 최고라고 할 정도라면 결코 빈말이 아닐 것이다.


올해 역시 토미에겐 월드시리즈 우승이 물 건너 간 느낌이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팀인 미네소타 트윈스가 하위권에 머물러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마저 희박하다. 비록 토미는 우승 운이 따르지 않고 있지만 정직한 선수, 어린이에게 희망을 주는 선수로 부족함이 없는 역대 최고 스타임에 틀림없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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