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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률의 올댓USA]야구장이 아이스링크로 변신한 이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4초

[이종률의 올댓USA]야구장이 아이스링크로 변신한 이유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홈구장인 카이보이스 스타디움에서는 지난 6월 5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엘 살바도르의 북중미골드컵 예선전이 열렸다. 경기는 멕시코가 5-0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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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링크에서 진행되는 북미아이스하키(NHL) 경기가 미식축구 실외 구장에서 펼쳐지고 미식축구 경기는 야구장에서 열린다. 게다가 볼링 게임은 미식축구 돔구장에서 진행된다. 마치 중국집에서 일식 초밥을 먹거나 반대로 일식집에서 자장면을 먹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같은 이벤트는 최근 미국 스포츠계에 불고 있는 트렌드로서 고정 관념을 깨는 구장 선택으로 관심과 흥행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 6월말 미식축구 명문 프로팀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홈구장인 카이보이스 스타디움. 이곳에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볼링 게임이 열렸다. 무려 12억달러짜리 호화 미식축구 경기장에 4개의 레인을 설치해 US 여자 볼링 오픈을 치뤘다. 비록 볼링의 인기도를 감안해 관중수는 많지 않았지만 최고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볼링 게임이 열렸다는 사실에 많은 관심과 주목을 끈 것으로 알려졌다.


새해 첫날 NHL은 특별 이벤트를 소개한다. 미국 내 팀 간의 정규시즌 경기를 실외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진행시킨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윈터 클래식'이라 불리는 이 이벤트는 단 한 경기만 열리지만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대단하며 특히 미식축구 경기장은 물론 야구장에서도 펼쳐져 더 주목을 끌고 있다. 2009년과 2010년 야구 도시인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와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각각 열려 야구 못지 않는 열기를 뿜어냈다.

지난 겨울에는 대학 미식축구 경기가 리글리 필드에서 열렸다. 과거 미식축구가 열리기도 했던 리글리 필드는 근래 들어 야구 전용으로 거의 사용되고 있기에 미식축구 필드의 반쪽만 그려 경기를 펼쳤다. 이 때문에 농구의 하프코트만 사용해 즐기는 게임처럼 진행돼 색다른 묘미를 연출했다.


고정 관념을 깨는 경기장 선택은 바다 위에서도 가능할 전망이다.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11월11일)에 맞춰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을 실었던 것으로 유명한 USS 칼 빈슨 항공모함에 특별 경기장을 설치하고 미시간 주립 대학과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명문 맞수 대결을 준비 중이다. 미시간 주립 대학 및 주관 방송사인 ESPN 등 주최 측은 이벤트 기획 및 진행에만 100만달러 이상의 거금이 소요되지만 성사만 된다면 군의 사기 진작과 흥행 모두에서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특정 종목을 타 종목 구장에서 행하는 이벤트는 10년 전 미시간 주립 대학이 아이스하키 경기를 자신의 풋볼 경기장에서 열면서부터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당시 '콜드 워(Cold War)'로 명명된 경기는 무려 7만4500명의 관중을 몰고와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실내 링크였다면 상상도 못했을 관중수가 실외로 나와 3배 이상을 친 것이다.


'윈터 클래식'은 타 종목 구장과의 접목을 일반화시키는데 크게 일조한 케이스다. 흥행이 위주인 프로 스포츠 종목이 발을 걷고 나서자 스폰서가 붙고 언론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 이젠 NHL 프랜차이즈가 없는 도시에서도 '윈터 클래식'을 유치하려고 안달일 정도로 상황이 변했다. 리그 사무국에 걸린 오랜된 실외 아이스하키 경기 사진을 보고 '윈터 클래식'을 실행에 옮긴 존 콜린스 NHL 최고 운영 책임자는 "NHL의 슈퍼볼처럼 만들고 싶었다"며 '윈터 클래식'의 성공을 흐뭇해하고 있다.


사실 특정 종목 경기가 타 종목 구장에서 열린 건 예전해도 빈번했다. 과거 구장들이 다목적 용도로 지어져 자동차, 사이클 등 이벤트와 대학농구의 토너먼트 결승전 등이 열리곤 했다. 심지어 철도역사에서 스쿼시 결승전이 진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프로 종목의 정규시즌 경기가 멀쩡한 자기 구장을 두고 타 종목 구장에서 행해지기는 최근 일이다.


미식축구 경기장 등을 통해 성공적인 월드컵을 치뤄냈던 미국. 새 구장 건축 및 개조는 물론 타 종목 구장과의 접목도 활발하게 진행시키는 미국은 마케팅과 흥행의 귀재임에 틀림없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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