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종률의 올댓USA]메이저리그 최고 재주꾼 돈 켈리

시계아이콘01분 5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이종률의 올댓USA]메이저리그 최고 재주꾼 돈 켈리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AD


야구에는 9개의 포지션이 있다. 이는 크게 분류해 투수와 포수 그리고 내외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한 선수가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은 대략 2~3개 남짓. 만약 왼손잡이가 아니라면 내야 및 외야 7개 포지션까지도 가능하며 투수와 포수까지 더해 전 포지션 소화도 넘볼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각 포지션마다의 다른 특성으로 2~3개를 맡기도 벅차다. 더구나 할 수 있다 해도 맡을 수 없는 정치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지난 7월 3일 메이저리그에서는 9개 포지션을 맡아 본 주인공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추신수의 소속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선두 경쟁 중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3루수 돈 켈리다. 현역 선수로는 유일하게 투수, 포수 포함 9개 전 포지션에서 뛰는 진기록을 세웠다. 홈런 선두인 호세 바티스타(토론토 블루제이스)나 탈삼진 선두에다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팀 동료 저스틴 벌렌더 만큼 인지도나 높은 기록적인 가치를 보인 건 아니지만 흔치 않은 기록을 세운 만큼 뉴욕 타임즈 등 유력 언론 매체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31세이며 우투좌타인 켈리가 9개 포지션을 섭렵한 여정에는 4년이 소요됐다. 메이저리그 4년 차로 2007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데뷔한 그는 그해 2루수, 유격수, 좌익수, 우익수에서 뛰었고 자신을 드래프트한 디트로이트로 컴백한 2009년, 1루와 3루수로 활동했다.

지난해 중견수로 등장해 투수, 포수를 제외한 7개 수비 위치를 모두 소화한 켈리가 경험하지 못한 포지션은 투수와 포수. 고교시절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모두 맡아봤던 켈리지만 프로 무대에서 투수와 포수를 맡을 수 있는 기회는 희박해 보였다. 전문적인 위치인데다 다른 위치에 비해 임시직을 차지하기 어려웠던 까닭이다.


진기록 달성에는 늘 운이 따라야 하는 법. 켈리는 6월 30일 뉴욕 메츠와의 인터리그에서 팀이 9-16로 크게 뒤지는 바람에 마지막 수비이던 9회초 마운드에 올라 메이저리그 입문 이후 처음으로 타자에게 공을 던졌다. 당시 투수 소진을 막기 위해 투수로 나선 켈리는 한 타자를 잡는데 그쳤지만 시속 137㎞의 직구와 커브를 섞어가며 기대 이상의 투수 데뷔전을 치렀다.


마스크를 쓰게 된 것도 운이 따랐다. 7월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주전 포수인 빅터 마르티네스는 첫 공격 뒤 부상으로 더 이상 뛸 수 없게 됐다. 다음날 경기는 낮 경기로 진행됐다. 백업포수마저 쉽게 내보낼 수 없는 상황에서 켈리는 안방마님으로 나서게 됐다. 비록 포수로 처음 나선 경기가 투수로 뛴 경기와 같이 홈에서 3-15로 대패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팬들은 개인 진기록 달성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미국 속담에 ‘Jack of all trades, and master of none’이라는 것이 있다. ‘재주가 많다고 월등한 것은 아니다’는 뜻인데 켈리 역시 속담처럼 장기가 두드러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무엇보다 공격에서 보여줄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지금까지 한 시즌 100경기 이상 뛴 것은 지난해 한 번 뿐이었다. 통산 평균 타율도 2할3푼7리에 그친다. 진기록을 세운 주인공 켈리는 그저 팀 내 전천후 백업요원에 불과한 셈이다.


하지만 팀에서 체감하는 켈리의 가치는 스타 이상이다. 홈, 원정의 구장을 찾는 팬들이 보여주는 켈리에 대한 사랑 역시 스타급 못지않다. 화끈한 플레이를 보여준 적은 없으나 팀이 필요로 할 때 딱 떠오르는 선수가 켈리이고, 가장 먼저 손을 드는 선수도 켈리라서 그 인기는 무척 뜨겁다. 비록 성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올해 연봉 42만 달러에 그쳐있으나 그 값어치는 그보다 50배나 많은 2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있는 미겔 카브레라 못지않다. 켈리 같은 선수가 있기에 디트로이트가 시즌 중반 뒤로 더 힘을 내 지구 선두로 오른 것이 아닌가 싶다.


사족 하나. 켈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2루수인 닐 워커의 여동생과 결혼했다. 팀은 물론 타 팀 동료들과 친할 정도로 붙임성에서도 재주가 능하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