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힘겨웠던 8월이 마무리되고 9월 첫 거래일을 맞이했다. 8월 마지막 5거래일 내내 코스피가 상승 마감에 성공하면서 9월 증시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9월 코스피 예상치는 1650~1950에서 형성되고 있다. 그만큼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는 얘기다.
31일 코스피는 전날 보다 36.29포인트(1.97%) 오른 1880.11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틀 연속 현·선물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현물 시장에서 2680억원, 선물시장에서 1020억원 상당을 사들였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번 주 들어 내리 상승하며 주간 기준 상승률은 5.69%까지 올라왔다. 코스피는 7월 마지막 주부터 4주 연속 약세를 보여왔고 지난 주 5주 만에 처음으로 주간 기준 상승세로 돌아섰다. 8월 한달 동안 코스피는 11.86% 떨어졌다.
8월 후반 들어 주식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긴 했지만 이달은 유례없는 폭락장이었다. 미국 부채상한액 조정과 신용등급 강등 문제로부터 촉발된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는 전세계 주식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1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8월 코스피 일중 변동성은 무려 3.19%에 달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는 평균 1% 내외에 불과했던 변동성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음을 보여준다. 8월 주식시장은 특히 금요일에 가장 크게 흔들렸다. 주식시장이 열리지 않는 주말 사이 해외에서 또 어떤 악재가 출몰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미리 '팔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1~7월 코스피 요일별 수익률을 보면 월요일의 수익률이 다른 요일에 비해 낮게 나왔다"며 "악재들이 주식시장 폐장 이후 발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월요일 수익률이 특히 낮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투자자들은 악재의 내용과 영향 등을 확인한 후 대응에 나서지만 8월 주식시장은 그렇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공포'가 컸다.
9월 주식시장도 기술적 반등을 넘어선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홍 애널리스트는 "9월에 남유럽(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의 대규모 국채만기가 예정되어 있다"며 "이 중 이탈리아 국채 만기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는 점에서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한 우려 역시 변수다. 미국 경제의 실물지표는 괜찮지만 심리지표가 크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을 받쳐줄 긍정적 요소도 없지 않다. 우선 미국에서 나올 경제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한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경기부양책 추가 실시 여부에 대한 결론을 9월 FOMC(20~21일)로 미루기는 했지만 추가 대응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에 더해 7일 발표될 예정인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또한 상승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정책적 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금융시장에 형성되어 있던 불안감을 해소시켜주고 있다"며 "이에 지역 제조업 지수들을 시작으로 체감 경기지표들의 개선 조짐 또한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간밤 미국 증시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 지수가 전일 대비 53.58포인트(0.5%) 오른 1만1613.53으로 마감됐고 S&P500은 0.49%, 나스닥은 0.13% 올랐다.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7월 신규공장주문이 전달 보다 2.4% 증가해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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