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최근 애플컴퓨터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내놓은 스티브 잡스(55·사진)의 생부 압둘파타 잔달리(80)가 50여 년 전 아들 잡스를 포기한 것에 대해 뒤늦게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ABC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잔달리는 이어 자신과 전처 조앤 시블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다른 집으로 입양돼 애플의 CEO가 된 사실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말이 정녕 사실일까. 시리아 태생의 무슬림으로 현재 네바다주 리노의 한 카지노에서 부사장으로 일하는 잔달리는 아들이 다른 집에 입양돼 애플의 CEO가 된 사실을 알게 된 뒤 잡스에게 여러 차례 e메일을 보냈으나 재산을 탐낸다고 오해 받을까봐 직접 전화하진 않았다고.
잔달리에 따르면 당시 시블의 아버지는 딸이 무슬림과 결혼하는 것을 반대했다. 이렇게 해서 시블은 혼자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한 뒤 아이를 낳아 입양시켰다는 것이다. 잔달리는 입양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었다면 아들을 다른 집에 입양시키진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더 늦기 전 잡스와 만나 커피 한 잔이라도 하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잡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CEO였으나 그의 사생활은 대개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 저널 칼럼니스트 제임스 알투처는 지난 3월 8일 AOL의 금융 전문 사이트인 '데일리파이낸스'에서 잡스의 아버지가 시리아 태생의 무슬림이라고 소개하며 잔달리와 시블이 합의 아래 잡스를 다른 집으로 입양시킨 듯한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잡스가 갓 태어났을 당시 부모는 가난한 대학원생들이었기에 갓난 잡스를 다른 집으로 입양시키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서가 하나 있었다. 양부모가 대졸자여야 한다는 것.
잡스를 입양하려 한 양부모는 대학도 안 나왔으면서 대졸자라고 속였다. 이를 알게 된 잡스 친부모가 입양에 대해 거부했지만 양부모는 잡스를 꼭 대학까지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로써 입양은 성사될 수 있었다는 게 알투처의 글 내용이다.
그에 따르면 잡스는 어른이 되고서야 자신의 여동생 이름이 소설가인 모나 심슨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1980년대 후반 이름을 떨친 심슨의 첫 소설이 부모와 자신의 관계를 그린 '여기 아닌 어딘가에'다. 자신의 태생에 대해 알게 된 잡스는 여동생을 수소문해 1990년대에야 서로 만날 수 있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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