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 아이폰 5 흥행에 '잡스 효과' 상실 우려..LTE로 관심 이동시 LG U+ '반사이익'
-폐쇄적 유통체계 전환 주인공 '팀 쿡'..유통체계 변화 가능성에도 촉각
-스티브 잡스 1인체제에서 이사진 공동경영체제로 전환..대화창구 다변화 불가피
-증권업계, "아이폰 비중 상대적으로 높은 KT 영향 가장 클 것"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스티브 잡스의 사임으로 국내 이동통신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신요금 인하로 하반기 매출감소와 수익성 저하를 만회할 '아이폰5'의 하반기 흥행에 자칫 '잡스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새롭게 임명된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의 유통 체계를 폐쇄적으로 바꿨던 인물인만큼 향후 전개될 수 있는 유통 체계 변화에도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스티브 잡스 1인 체제로 운영됐던 애플이 팀 쿡을 비롯한 이사진들의 공동 경영 체제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아이폰 수급을 위한 이통사들의 대화 창구 다변화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의 사임에 따라 업체간 희비(喜悲)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아이폰3를 단독으로 출시,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던 KT와 올 초부터 아이폰4를 공급했던 SK텔레콤 입장에서는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5 흥행에 이른바 '잡스 효과'를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파수 한계로 아이폰 시리즈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LG유플러스는 '밑질 것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일단 아이폰5 출시가 예상되는 KTㆍSK텔레콤 양측은 공식적인 입장 전달을 자제했다. KT 관계자는 "(스티브 잡스 사임과 관련) 이득과 손해에 관한 어떤 공식 입장도 없는 상태"라며 "단말 제조회사의 CEO 이슈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새로운 CEO(팀 쿡)가 내부에서 계속 해당 분야 사업을 책임졌던 인물로 큰 관계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아이폰4 도입 등의 과정에서도 (팀 쿡이) 전체적인 의사결정을 주도했고 앞으로도 협력사와의 관계에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양 사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애플과의 관계 재정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증권업계 중론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는 아이폰을 단독 출시했던 만큼 우리나라 모바일 환경의 변화를 주도한 애플의 경영 변화에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며 "아울러 아이폰5부터 KT와 본 게임을 예상했던 SK텔레콤 입장에서도 호재는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SK텔레콤보다 KT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김 연구원은 "(스티브 잡스 사임이) 하반기 이후 아이폰5 등 아이폰 시리즈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경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라인업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넓은 SK텔레콤은 타격이 덜할 것"이라며 "반면 KT는 아이폰3 고객들의 약정 기간이 올 하반기께 종료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이후 아이폰 시리즈에 대한 '잡스 효과'가 시들해지는 반면 롱텀에볼루션(LTE)폰으로 얼리어답터들의 관심이 옮겨갈 경우 상대적으로 LG유플러스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 스마트폰 얼리어답터들의 주요 관심사는 '아이폰5냐 아니면 LTE폰이냐'다"며 "잡스의 사임으로 상대적으로 LTE에 무게가 실릴 경우 LTE에 사실상 사운을 걸고 있는 LG유플러스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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