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석 사장 "가능성 검토하겠다"..FTA 추진 여부도 변수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현대자동차가 터키에 자동차 엔진 공장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터키 정부로부터 제기돼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자페르 차을라얀 터키 경제부 장관은 나흘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지난 13일 귀국길에 오르기 전 가진 인터뷰에서 "터키는 현대차의 새로운 엔진 공장 설립 후보지로 유력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차 CEO와 면담에서 터키에 엔진 공장을 설립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공장 설립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차을라얀 장관은 현대차가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인 가운데 그 일환으로 엔진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0일 방한한 차을라얀 장관은 12일 서울 롯데호텔 조찬간담회에서 양승석 현대차 사장을 만나 투자 확대를 요청했고 양 사장은 "(공장 설립에 관한)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현대차는 터키 노소비체 공장에서 연간 20만대 규모의 소형차를 생산해 독일과 영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르면 오는 9월께 2교대 체제를 3교대로 전환해 연산량을 30만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는 유럽 전략 차종인 i30 후속 모델도 생산을 시작한다.
또한 지난 6월에는 터키 상용차 제조업체인 카르산과 유럽 전략형 상용차의 CKD(현지조립생산) 생산 계약을 체결해 오는 2014년부터 상용차 시장에도 뛰어든다.
이런 가운데 차을라얀 장관이 엔진 공장 설립을 요청한 것은 현대차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유럽내 소형차 생산 거점 지역으로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대차는 터키측의 요청에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룹의 목표는 생산량 확대가 아니라 질적 성장"이라며 "엔진 공장 설립도 내부에서 검토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정일 기자 ja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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