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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도 손 놨다···슬금슬금 '로스컷'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04초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당장 주식이 반토막나게 생겼는데 로스컷(손절매)을 안하게 생겼습니까."


11일 국내 증시가 또 다시 급락세를 보이면서 펀드매니저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유럽발 재정위기 공포로 10시52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1788.59로 전날보다 1% 가까이 빠진 상황. 간밤에 뉴욕 증시가 급락,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초저금리 발언 약발이 하루만에 끝나면서 시장은 다시 초토화 분위기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최근 1주일 사이 자신이 운용하던 펀드의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물론 10% 하락율을 기록하면서 울상짓고 있다.


A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라며 "매일 장이 마감하면 로스컷 여부를 두고 고민한다"고 토로했다.

B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급락하는 지수를 보고 있으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며 "적정한 매수 기회를 계속 엿보고는 있지만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비상사태에 출퇴근 시간도 달라졌다. 출근은 2시간 정도 앞당겨졌고, 퇴근은 자정이 다돼서야 한다.


투자자문사들의 표정도 어둡기는 매한가지다. 지난해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자문형 랩어카운트 시장이 급락장에 역풍을 맞고 있기 때문.


C자문사 관계자는 "올해 초 자문형 랩 시장을 키우기 위해 캠패인을 대대적으로 벌였는데 증시가 급락해 곤욕스럽다"고 손을 내저었다. 그는 "최근 정부가 금융투자업계에 주가안정을 위해 로스컷(손절매)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주가가 반토막 난 상황에서 (정부가)손해를 대신해 줄 것도 아니면서 말이 되냐"며 격분했다.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상황에 따라 로스컷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D증권사 투자전략팀장도 "한마디로 지금 상황은 패닉"이라며 "패닉 시장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은 사후적으로 좋지 않았던 경험이 많아 지금은 완전히 손을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펀더멘탈이 나쁘지는 않은데 시장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며 "선진국의 재정·금융위기로 인해 급락장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관망세를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증권사 랩운용부 관계자는 "최근 운용을 중지해달라는 랩어카운트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 보유했던 펀드를 환매하고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전환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에는 수익률을 걱정하는 투자자로부터 간간이 걸려오는 전화에 걱정 말라고 안심을 시켰지만 요즘은 아무 말도 못하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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