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직원들이 많이 의기소침해 있습니다. 특히 부모님들이 기사를 보고 문의를 많이 하세요. 이래저래 뒤숭숭하네요."
티켓몬스터의 매각 사실이 발표된 후 티몬 관계자가 한 말입니다. 지난 1년간 승승장구하며 이명박 대통령이 "G20세대의 대표주자"라고 칭찬하기까지 한 티몬은 결국 미국 업체로 넘어갔습니다.
일각에선 신현성 대표를 두고 '먹튀다 아니다' 말이 많습니다. 어쨌든 그가 어느 시점부터는 매각을 염두에 둔 경영 행보를 보였음은 많은 이들이 동조하는 내용입니다. 한 관계자는 "최소한 올 초부터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어야 했는데도 무리한 마케팅 지출을 이어가더라. 회사 외형을 키워 매각하려는 게 아니었다면 그럴 이유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매각이 계획이었다면 신 대표는 멋지게 성공한 셈입니다. 그가 손에 쥘 주식과 현금만 15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티몬 직원 600여명은 심란합니다.
"보통 회사가 매각되면 구조조정이 뒤따르잖아요. 집에서 '너도 짤리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는데 뭐라 할 말이 없더라고요."
티몬 직원의 평균 연령은 27.5세. 젊은 만큼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매각됐다는 충격은 더 클 터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ㆍ딸의 회사가 매각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부모님 마음은 또 어떨까요.
수 년 전 회사 파산을 발표하며 "우리 직원들의 실력은 최고다. 부디 데려가 달라"고 눈물로 호소하던 한 일본 금융회사의 대표가 생각납니다.
티몬과 리빙소셜은 계약 사항에 따라 세부 조건은 밝힐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티몬 측은 "임직원 고용은 100% 유지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신 대표가 마지막 순간까지 임직원 고용을 관철시켜줬으면 합니다. 그게 최고경영자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리니까요.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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