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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포스코 '우렁각시'

매일 동료 안전모 닦아주고 공장장은 가족건강 챙겨주고
"철을 녹이는 건 사람" 정준양 회장 지론
'사랑받는 기업 선포' 후 情이 넘치는 직장으로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올초부터 포스코 포항제철소 원료불출반 직원들은 업무시간대에 쓰는 자신의 안전모가 깨끗하게 닦여져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누군가가 동료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그랬나보다 하고 속으로만 감사했는데, 6개월이 넘도록 매일 안전모가 닦여있자 궁금증이 들었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주인공은 지난해 12월 원료공장 사무실에서 원료불출반으로 자리를 옮긴 최복수 기술 컨설턴트였다. 매일 다른 동료 직원들보다 먼저 출근한 최 컨설턴트는 안전모와 안전모 보관대를 깨끗하게 닦아놓은 뒤 출근하는 직원들을 반겼던 것이다.


원료불출반의 한 직원은 "깨끗이 닦여 있는 안전모를 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그만큼 작업 능률도 향상되지만 자신의 안전모도 관리를 안하는 게 현실"이라며 "박 컨설턴트의 배려에 동료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뜨거운 쇳물과 차가운 철 덩어리가 공존하는 제철소는 늘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조직 분위기는 엄숙하고 딱딱하다. 그 때문에 "정이 넘치는 공간으로 바꿔보자"며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나섰다. 거대한 공장을 움직이는 주역은 결국 사람이고, 사람은 정이 쌓여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지론이다. 만나서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주고 받아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장 부임 첫날부터 정 회장이 현장을 돌아다니며 직원들을 만났다. 자신과 흡사한 외모를 가진 직원을 발견하자 즉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우수한 실적을 올린 사업부에는 격려의 휘호를 써줬다. 대형 고객사는 물론이거니와 대리점ㆍ판매점, 2~3차 협력사를 찾아가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만남에 있어서는 걸림돌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직접 보여줬다.


정 회장의 모습을 본 임원ㆍ팀장들도 아래직원과의 만남에 들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 근무시간은 물론 퇴근 후에도 직원들이 모여있는 자리를 찾아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고, 직원들의 가족도 챙기기 시작했다. 그저 지나칠 수 있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알았을 때 직원을 이해하는 마음이 커졌다고 한다. 각 공장장의 주요 업무중 하나가 '직원을 알아가기'가 됐다. 마음을 열고 다가가니 직원들도 상사를 가족처럼 맞이했다.


지난달 포스코패밀리가 새로운 비전 '사랑받는 기업'을 선포한 지 20여일후 서울과 포항, 광양에서 개최한 '포스코패밀리 通하는 날' 행사는 이같은 노력의 결정판이었다. 당시 행사에는 6000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해 마라톤, 자전거 경주, 단체 게임, 화합 비빔밥 만들기 등을 즐겼고, 행사후에는 막걸리 잔을 부딪치며 어우러졌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외 패밀리 전사가 참여하는 '포스코패밀리 볼런티어'를 개최해 이웃에게도 사랑을 실천해 나가기도 했다.


정 회장은 사랑받는 포스코가 되기 위해 "직원들에게는 직장에서 최고의 역량을 쌓으며,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고 삶의 가치를 높이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이것은 직원들을 신뢰하고 직원들과 소통하고 진정으로 직원들을 사랑하는 경영만이 창조할 수 있는 문화"라고 역설했다.


한편 포스코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베스트30'에서 제조업 분야 2위, 철강산업 분야 1위에 올랐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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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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