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기상청의 '장마종료' 선언이 무색해졌다. 지난 주말부터 전국 곳곳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이어지면서다. 장마가 끝난 건 분명하지만 대기불안정 탓에 장맛비 못지 않은 많은 양의 국지성 호우가 내리고 있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이런 현상은 여름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25일 경기 북부와 충청북도 일부지방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mm 안팎의 강한 소나기가 이어지겠고, 이번 주 중반까지 전국에 걸쳐 이 같은 국지성 호우가 빈발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인천과 경기도, 강원 영서와 경상북도, 충청북도 지방에는 지난 23~24일 시간당 20mm 안팎의 강한 비가 내렸다.
이번 비는 장마전선의 영향이 아닌 대기불안정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이번 비는 여름철 장마가 끝난 뒤 우리나라에 자주 발생하는 집중호우의 한 형태”라면서 “대기불안정에 의해 기온과 공기의 성질이 균일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 상층과 하층의 온도 차가 클 때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여름철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은 세력을 유지하는 동안 확장과 축소를 반복하는데, 한반도가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놓일 때 서해 북부 해상에서 밀려오는 찬 공기 덩어리와 만나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소나기 구름이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는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며 지표면에 가까운 대기의 아랫부분이 더워진 상태였다”면서 “이 부분에 찬 공기가 유입돼 불안정한 상황에서 소나기 구름은 더욱 무거워지고, 좁은 지역에서 많은 비를 뿌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올 여름은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평년보다 많은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며 “지역별로 강한 소나기를 뿌리는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빈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동두천, 양주, 파주 등 경기북부 및 경상북도 지역은 25일 낮까지 비가 이어지겠으며 총 60~10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압골의 영향으로 27일은 전국에 비가 오겠고, 중부지방은 28일까지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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