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30도를 크게 웃도는 불볕더위가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란 기상청 전망이 나온 가운데 충남과 전남 등지에서 노인 3명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폭염에 따른 열(熱) 관련 질환 예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적극적인 대비를 하지 않으면 노약자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갖가지 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1일 기상청과 질병관리본부, 전문의 등에 따르면 요즘과 같이 밤낮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는 노약자들 중심으로 열탈진ㆍ열사병ㆍ열경련 등 열 관련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평소보다 2배 가량 높아진다. 특히 무덥고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할 경우 열사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심장병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쉽게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열사병은 체온조절 중추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며, 의식변화가 동반돼 자칫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더위에 땀을 많이 배출해 체내 수분과 염분이 고갈되면 근육이 경직되면서 열경련이 발생하기 쉽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열경련이 지속되면 대사 노폐물이 체내에 빠르게 축적돼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간기능도 떨어질 수 있다. 열경련은 두통과 구토, 호흡곤란 증상을 수반한다. 말초혈관 운동신경 조절 장애를 동반하는 열탈진도 요주의 대상이다. 노년층이나 고온의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나타나기 쉬운 열탈진은 심박출량의 급격한 저하에 따른 탈수 현상이 원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열 관련 질환자가 발견됐을 경우 되도록 빨리 체온을 낮춰야 하므로 신속하게 옷을 벗기고 찬물로 몸을 적신 뒤 얼음이나 알코올로 전신을 마사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열 관련 질환은 신진대사 기능이 저하되는 게 공통된 특징이라서 구강 음료섭취는 위험할 수 있으므로 함부로 물이나 이온음료를 먹여선 안 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열사병 등 열 관련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상 폭염특보 발효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특히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의 경우 오전 11시에서 오후 5시 사이에 야외활동을 삼가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강희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년층은 실내 온도가 25도를 넘지 않도록 해 쾌적하고 시원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고 회식이 잦은 직장인들은 휴식시간을 늘려 피로를 더는 게 열 관련 질환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날엔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강 교수는 동시에 ▲가벼운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 ▲염분과 미네랄 보충 ▲헐렁하고 가벼운 옷 착용 ▲활동강도 조절 등 '생활 속 열 관련 질환 예방수칙'을 제시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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