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액체납명단 공개에 심경 고백
"승소했으나 아직 돈 못 받아"
"고의 탈세 아냐…회사 살리려 애써"
방송인 이혁재가 부가가치세 등 세금 2억원 이상을 체납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사람이 죽어야 끝나냐"며 억울한 심경을 내비쳤다.
18일 OSEN 보도에 따르면 이혁재는 "일을 하고도 거래하는 기업으로부터 받지 못한 돈이 현재 10억원이 넘는다"며 "거래처와의 소송에서 승소했으나 아직 돈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의로 탈세한 것이 아니다. 책임을 다하려 애쓰고 있다"면서 "세금 체납 관련 기사들이 나오며 내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가 받아야 할 돈이 13억 가까이 된다. 받아서 납부하면 될 일이고, 국세청에 가서 소송 자료도 다 제출하고 직접 설명도 했다"며 "진짜 사람이 죽어야 끝나나 싶다. 망했던 회사를 살려보겠다고 애쓰고 있다"고 호소했다.
앞서 17일 국세청은 국세정보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올해 고액·상습체납자 신규 명단을 공개했다. 이혁재는 부가가치세 등 총 2억2300만원을 체납해 개인 명단에 포함됐으며, 그가 대표로 있는 주식회사 크리스찬메모리얼센터 역시 3억3000만원을 체납해 법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소설가 김진명, 셰프 권영민 등 유명인들이 대거 포함됐다. 김 작가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살수' '고구려' 등 베스트셀러를 대거 배출한 인물로, 종합소득세 등 28억9100만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셰프는 종소세 등 3억4300만원을 납부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과거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해 '에드워드 권'이란 이름으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이와 함께 '풀잎사랑'으로 알려진 가수 최성수는 양도세 등 3억여원을 체납했으나 장기 체납자에 해당해 올해 명단 공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체납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에 국세가 2억원 이상인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납부 기한 등을 공개하고 있다. 체납액의 50% 이상을 납부하거나 체납된 국세가 이의신청 및 심사청구 등 불복청구 중인 경우, 국세정보위원회가 공개 실익이 없거나 공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등은 명단 공개에서 제외한다. 국세청은 지난 3월 공개 대상자에게 안내를 통해 납부를 독려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혁재는 1999년 MBC 공채 10기 개그맨으로 데뷔해 '해피선데이 - 자유선언 주먹이 운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슈퍼 TV 일요일은 즐거워' '일요일은 101%' '스펀지' '스타 골든벨' '위기탈출 넘버원' '일요일이 좋다' 등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룸살롱 폭행 사건, 임금 체불 사건 등이 불거지며 논란에 휩싸였고 2020년대 이후로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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