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넌 "임기 연속적이지 않으니 3선 가능"
전문가 "22조 폐지 가능성 낮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2028년 대선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출마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헌법은 2번을 초과해 대통령에 선출될 수 없다고 규정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연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3선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다만 법률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낮다고 평가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몸담았던 배넌 전 수석전략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 청년 공화당 클럽 행사에서 청중을 향해 "‘트럼프 2028’에 준비됐나?"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그는 "그것(헌법)에는 ‘연속(consecutive)’이라는 말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아마도 2028년에도 다시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이자 보수 성향 변호사인 마이크 데이비스가 관련 주장을 했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데이비스는 3선이 가능하냐는 WP 기자의 질문에 "당연히 안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2024년 대선에서 당선됐으며, 2020년 대선에서는 낙선했다.
미 수정헌법 제22조는 어떤 사람도 대통령에 두 번을 초과해서(more than twice) 선출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통상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된다. 연속성 없는 징검다리식 임기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두 번째 백악관 입성을 앞뒀다.
일각에선 트럼프 측이 3선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손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이 또한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일축했다. 커밋 루스벨트 펜실베이니아대 헌법학 교수는 "제22조가 폐지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려면 개정안을 폐지하는 개정안이 또 필요하고, 의회 양원의 3분의 2는 물론이고 주의 4분의 3 승인은 더더욱 못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언론 인터뷰 등 공식적인 자리에선 2028년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4월 시사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수정헌법 22조를 폐지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사적으로는 3선 도전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을 해왔다. 그는 지난달 13일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나 "여러분이 ‘대통령이 너무 잘해서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나는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지난 5월엔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거의 16년을 했다. 그는 4선이었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1946년 6월생인 트럼프 당선인은 2028년이면 82세가 된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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