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삼성전자가 협력업체 벤치마킹 대상으로 현대차 협력사를 방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재계 서열 1, 2위로 3세 경영 구도를 다지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사장의 끈끈한 우애가 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일부터 이틀 동안 삼성전자 관계자와 27개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 자동차 부품 업체인 성우하이텍과 현대파워텍을 방문해 벤치마킹을 실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07년부터 실시해 온 연례 행사로 구체적인 기술을 벤치마킹한다기 보다는 성공적인 협력업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서 방문한 것"이라며 "우수협력사로서의 포인트와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봤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방문 업체가 드물게 타 업종 기업으로 구성돼 있는데다가 모두 현대차 그룹의 협력사라는 점이다. 성우하이텍과 현대파워텍은 각각 자동차 대형 프레스와 변속기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의 벤치마킹은 다소 의외인 측면이 있다. 지난 2007년부터 꾸준히 연 3회 실시해온 이 행사는 올 상반기에는 디자인과 디테일을 배운다는 측면에서 한국도자기에서 실시됐다.
이 같은 이례적인 방문이 이뤄진 배경으로는 최근 부쩍 강화되고 있는 이 사장과 정 부회장의 협력 관계가 꼽힌다. 1968년생인 이 사장 1970년생인 정 부회장은 사석에서 형·동생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이 남다르다. 이 사장은 지난 2007년 고 변중석 여사 빈소를 2시간 넘게 지켰고 2009년에는 정 부회장의 모친인 고 이정화 여사의 상가도 방문해 정 부회장을 위로하며 눈시울을 붉힌바 있다.
업무상으로도 두 그룹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그룹 내 임원들 대부분이 현대·기아차의 에쿠스와 오피러스, K7 등을 이용하며 응원을 보내고 있고 이 사장은 공식 행사는 물론 사석에서도 대부분 현대차의 대표 대형차인 에쿠스를 고집한다. 지난해 기아차와 갤럭시S의 공동 프로모션이나 K5와 파브 3D TV의 공동 마케팅 역시 양사의 돈돈한 관계를 대변한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크게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본다"며 "여러 차례 성공적인 결과를 낸 만큼 향후 또 어떤 모습으로 양사의 발전에 기여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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