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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운용사, 작지만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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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지난해부터 이어진 강세장에서 성과를 뽐낸 운용사들은 소형사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 규모가 작아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국내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 상위 10개 운용사 중 9개 운용사가 설정액 3000억원 미만의 소형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평균 수익률 1위는 설정액 2642억원의 JP모간자산운용으로 42.96%의 성과를 올렸다. 2위 역시 외국계 운용사인 골드만삭스자산운용으로 설정액은 772억원, 수익률은 42.28%였다.

그 외에 마이에셋, 대신, 플러스, GS, 에셋플러스 등 설정액 1000억원 미만의 운용사들이 10위권 내에 자리 잡았고 설정액 1조1140억원의 알리안츠자산운용이 7위를 차지하며 중형사의 체면을 세웠다.


이런 구도는 개별 펀드 성적에도 마찬가지였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개별 펀드 1년 수익률 상위 10위권 안에 국내 자산운용업계 상위 3사인 미래에셋, 한국투신, 삼성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설정액 3000억원 미만의 소형 운용사는 그 절반을 넘게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빠르게 펼쳐진 순환매 장세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대형 펀드 대비 몸집이 가벼운 덕분에 변화가 심했던 장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또 소형사의 경우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해 장점을 보이는 영역에 운용력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성과의 비결로 꼽힌다.


김후정 애널리스트는 "운용 자금의 규모가 작으면 포트폴리오 조정 등 기민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소형사 중 외국계나 대기업 계열 운용사의 경우 초기 단계의 투자 여력이 큰 점이 성과에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사 3사는 미래에셋만이 하위권에 쳐졌고 한국투신과 삼성은 중위권을 유지했다. 대형사는 리서치조직 등의 인프라와 풍부한 자금 동원력의 강점이 있지만 수익률만큼 안정성도 중요시 여긴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애널리스트는 "대형사의 경우 고객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상품군을 내놔야 하기 때문에 전체수익률은 중간을 수렴할 수밖에 없다"며 "개별 펀드로 보자면 리스크 관리나 안정성의 측면도 중요시 여긴다는 특색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전통적으로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운용사들이 성과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점도 눈에 띄었다. 국내주식형펀드 운용사 가운데 1년 수익률 최하위는 16.97%의 성적을 낸 한국밸류운용이다. 수치에서도 알 수 있듯 이는 절대 수익에서 뒤쳐진 것이 아니라 상승장에 적극 대응한 액티브 펀드가 가치주 펀드보다 많은 수익을 거둬들인 결과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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