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TV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의 격전지다. 지상파 방송 3사가 경쟁적으로 서바이벌의 긴장을 판매한다. MBC는 <댄싱 위드 더 스타>를, SBS는 <기적의 오디션>을, KBS는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를 내보낸다. 일주일의 일과를 마치고 주말을 맞는 시청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도전자’들을 만난다. 그러나 반응은 미지근하거나 차갑다. 세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지난 4주간 모두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세 프로그램의 시청률 순위는 매주 똑같다. 6월 24일 <기적의 오디션>과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가 경쟁에 합류한 이후 세 프로그램의 순위는 줄곧 <댄싱 위드 더 스타>, <기적의 오디션>, <휴먼 서바이벌 오디션> 순이다. 대표적인 두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TNmS 모두 같은 집계 결과를 보이고 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7월 15일 방송된 <댄싱 위드 더 스타>는 13.3%, <기적의 오디션>은 7%,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는 5.3%를 나타냈다. 4주 전 방송분에 비해 각각 -1,3%P, 0.6%P, -0.3%P의 차이를 보였다. 회를 더할수록 긴장의 강도가 세져야 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시청률 측면에서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블채널 엠넷의 <슈퍼스타 K 2>가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뒤 양산된 서바이벌 프로그램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의 이슈를 만들어낸 것은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와 <위대한 탄생> 정도다. 두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은 뒤 지상파 3사와 CJ E&M이 내놓은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은 큰 이슈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생존 경쟁에 시청자들은 무덤덤해지고 있는 셈이다. 차별성이 부족한 형식이나 꼼꼼한 준비가 부족해 보이는 콘텐츠, 단순 반복적인 회별 진행 등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이기는 역부족이다. 시청자들은 서바이벌에 지쳐가고 있다.
10 아시아 글.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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