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에 대한 연구조사 결과 보고서를 전체를 공개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DS사업총괄 사장은 반도체 기흥사업장에서 ‘선진보건 문화 구축과 임직원 건강증진 제도’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국 안전보건 컨설팅 회사 인바이론사를 주축으로 이뤄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 보고서 중 사업기밀과 관련된 일부 사항을 제외하고 보고서 내용 대부분을 공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반도체 제조환경의 백혈병 유발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pos="C";$title="";$txt="7월 14일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 사업장에서 열린 '반도체 근무환경 재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삼성전자 DS(Device Solutions) 사업총괄 권오현 사장이 재조사 경과와 회사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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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인바이론사는 "작년 7월부터 1년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정밀 연구조사 결과 모든 항목에서 노출 수준이 매우 낮게 나왔고 이는 근로자에 위험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백혈병이나 림프종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어떠한 과학적 인과관계도 나오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권 사장은 “이번 보고서는 아직 초안 정도만 작성된 단계지만 이 안에는 반도체 관련 화학물질 공급사와 삼성전자 자체의 영업비밀이 포함돼 있다”고 “이런 사항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종보고서 작성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개가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 사장은 특히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이번 보고서에 대해 다시 논란이 일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시민단체나 유가족들이 요구한다고 해서 다시 외부 컨설팅에 조사를 의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이번 연구조사가 마지막임을 시사했다.
연구보고서 발표일이 근로복지공단의 항소기간 마지막 기일인 15일 하루 전에 열린 것에 대해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있냐는 질문에는 “재판과 이번 보고서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고 강조하며 “순수히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의 의혹을 해소하고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근무환경을 다시 한번 확인해본다는 차원에서 진행됐던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3일 서울행정 법원은 삼성반도체 직원과 유족 5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사망한 직원 황모씨와 이모씨 유족에 대해 '유족급여 등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 보고서에서 극미량이나마 벤젠이 검출됐다는 발표에 대해 권 사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벤젠은 발암물질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한 화학물질인데 삼성 반도체 라인에서 벤젠이 공기중에서 검출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수차례에 걸쳐 자체검사와 외부기관 의뢰 검사를 통해 벤젠이 검출된 바 없다”고 자신했다.
인바이론사의 삼성 반도체 환경조사에 시민단체들이 배제됐다는 지적도 부인했다.
권 사장은 “삼성전자는 오히려 시민단체에 이번 조사동참을 요구했지만 무슨 사유에서인 지 그 쪽이 거부했다”며 “삼성전자가 이들을 고의로 배제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퇴직 임직원 중 암 발병자에 대한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권 사장은 “암과 근무환경의 상관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저명인사들로부터 리딩기업인 삼성이 이 같은 제도를 먼저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접수해 ‘배려’차원에서, 그리고 순전히 ‘인도적 차원’에서 실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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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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