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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팍 도사’, 현재진행형의 거인 주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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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팍 도사’, 현재진행형의 거인 주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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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어장> ‘무릎 팍 도사’ 수 MBC 밤 11시 15분
방송 초입, <황금어장> ‘무릎 팍 도사’는 주병진을 모르는 젊은 시청자들을 향해 공언했다. “오늘 ‘무릎 팍 도사’를 보면 그가 누군지 알 수 있다!” 90년대 초 한국 예능의 문법을 새로 쓴 거인 주병진도 14년의 공백기 동안 ‘왕년의 스타’가 된 것이다. 하여 ‘무릎 팍 도사’는 그의 과거를 연대기 순으로 짚으며 젊은 시청자들에겐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가’를 알려주고, 동시대를 보낸 시청자들에겐 추억을 회고할 수 있게 했다. 강호동 또한 함께 술을 먹었던 18년 전의 기억을 꺼내며 대화에 살을 붙였다. 여기까지는 ‘왕년의 거물’이 초대되었을 때 ‘무릎 팍 도사’가 쉽게 택하는 예측 가능한 수순이다. 그러나 주병진이 쇼의 메커니즘을 역으로 이용하는 순간, 쇼는 예측하지 못 한 방향으로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주병진은 자신의 과거 업적에 대해서는 담담한 어투로 가볍게 회고한 대신, 호스트들과의 합을 정교하게 맞춰 토크에 정중동을 만드는 것에 공을 들였다. 정면 돌파의 강호동에겐 “모든 여성 게스트들의 번호를 따느냐”는 강한 역공을, 기습적으로 잽을 날리는 유세윤에겐 예기치 못 한 대목에 “너는 왜 고개를 그렇게 꼿꼿이 들고 있냐”는 선제공격을 던지며 타이밍을 자신의 것으로 가져왔다. 쇼 안에서 정물 취급당하는 올밴을 “언제 왔어?” 한 마디로 일으켜 세우고, 달래면서 자연스레 자리를 바꿔 앉혀 쇼 전체의 구도를 흔드는 대목은 토크의 기본 문법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 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주병진은 이 모든 일을 수트에 구김 하나 안 잡고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우며 자신이 ‘왕년의 거물’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임 을 입증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과거의 업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건재함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이 누군지 증명한 셈이다. 한 줄 요약, 강호동의 말처럼 “주병진이 돌아왔”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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