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제도도 이통사 자율에 맡기기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내년부터 인터넷이나 전자상가에서 휴대폰만 따로 구입하고 이동통신사에서 개통할 수 있게 된다. 중소업체들이 휴대폰을 개발한 뒤 이통사를 통하지 않고 판매하거나 이동통신 재판매사업자(MVNO)가 직접 해외 단말기를 수입해 자체 유통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7일 휴대폰 제조업체, 이동통신사, MVNO 등과 '휴대폰 유통개선 전담반'을 운영한 결과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일련번호(IMEI)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블랙리스트 제도로 변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이통사가 자사에 IMEI 번호가 등록된 단말기만 개통을 해준다. 때문에 해외에서 구매한 단말기를 국내서 사용하려면 이통사에서 별도의 개통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중소업체가 만든 단말기의 경우 이통사가 판매를 거부할 경우 이용이 불가능했다. 이통사가 IMEI를 등록해주지 않으면 아예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 제도로 변경될 경우 분실, 문제 있는 단말기의 IMEI만 이통사 서버에 등록된다. 블랙리스트에 등록되지 않은 단말기는 모두 사용이 가능해진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전담반 회의를 통해 휴대폰 업체들이 제품 박스 겉면에 IMEI를 표기하기로 합의했고 이달 5일 네번째 회의를 통해 이통사 역시 블랙리스트 도입에 합의했다"면서 "휴대폰 업체들은 내년 1분기부터, 이통사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블랙리스트 제도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지만 가능한 앞당겨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과 함께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업계 자율로 맡길 계획이다. 화이트리스트는 이통사가 판매하는 모든 단말기의 IMEI가 입력돼 있어 소비자들이 휴대폰 분실신고를 할 경우 별도의 절차 없이 이통사가 해당 단말기를 사용중지 할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도 사업자 자율로 유지하도록 조처한 것은 나름대로 장점이 많기 때문"이라며 "이통사가 화이트리스트를 이유로 통신 서비스를 제한하지 않도록 시행안을 만들고 이를 어길 경우 강력한 처벌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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