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 2년간 중국 기업들이 과도하게 자금을 빌려 썼지만 최근 이들이 과연 제 때에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지난 2년간 중국 기업들은 이례적으로 많은 양인 330억달러의 자금을 빌려 쓴 것으로 조사됐다. 채권투자자들은 중국 기업들이 많은 자금을 빌려 썼지만 최근 기업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져서 회사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높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발행한 정크본드의 25%가 디폴트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빌려 쓴 자금을 상환해야 하지만 해외 주식시장에 '뒷문 상장'을 한 중국 기업들에 대한 불신이 글로벌 주식과 채권 시장에 퍼지면서 중국 기업들의 주가와 채권 가격이 폭락하고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기업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아주 높은 수익률과 이자를 보장하지 않는 다면 중국 기업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FT는 채권시장에서 투자적격등급을 가지고 있는 국유기업 보다 정크본드(투자부적격) 등급을 가진 민영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홍콩 소재 리서치회사 머디워터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캐나다 토론토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 시노포리스트의 부풀려진 회계장부 내용을 폭로한 이후 지금까지 채권시장에서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에 성공한 기업은 즈진광업이 유일하다.
위안화 절상 기대감에 투자 수요가 하늘을 찌르던 위안화 표시 채권, 일명 ‘딤섬본드’도 가격도 최근 6개월만에 처음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시노포리스트 사건 이후 딤섬본드 가격은 0.9% 하락했다. 딤섬본드의 평균 수익률은 2.71% 수준으로 4.98%인 최상위 등급 중국 본토 회사채(3년) 수익률과의 격차가 최근 5개월간 가장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이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단기 자금시장의 상황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레포금리가 3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은행 간 대출금리를 측정하는 7일짜리 레포 금리는 현재 9%에 근접해있다. 5월 평균 보다 500bp 이상 급등한 것으로 3년만에 꼭지를 찍었다.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갈수록 힘들어 지고 있어 경제 성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ACFIC)는 이달 초 중국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처해 있다며 상황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공헌도가 60% 수준에 달하는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하면 중국 경제도 성장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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