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해외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머디워터스 공포에 떨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통신은 머디워터스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뒷조사' 분석 리포트로 갉아먹은 시가총액이 50억달러나 된다고 진단했다.
최근에는 중국 반도체 칩 설계회사 스프레드트럼 커뮤니케이션즈(Spreadtrum Communications Inc.)가 머디워터스의 그물망에 걸려들었다.
중국 기업의 '뒷조사'를 통해 회계장부의 진실을 파해치고 있는 머디워터스가 28일(현지시간) 스프레드트럼의 실적정보가 사실 보다 부풀려졌다고 지적한 것. 이에따라 뉴욕 주식시장에서 스프레드트럼에 대한 풋옵션 베팅이 크게 늘었고 28일 주가는 장중 한때 34%나 급락했다.
스프레드트럼의 주가는 미국 증권사인 챠든 캐피탈 마켓과 니드햄그룹이 머디워터스의 주장에 대해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이후에야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 하락한 12.49달러에 마감했다.
스프레드트럼측도 머디워터스의 기업 분석이 잘못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스프레드트럼 상하이 본사의 샨논 가오(Shannon Gao)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머디워터스의 문제제기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우리의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도 우리를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머디워터스의 이름은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지난달 말 머디워터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캐나다 토론토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 시노포리스트의 부풀려진 회계장부 내용을 폭로했다가 회사 주가는 이틀만에 71%나 폭락했다.
중국 돼지고기 가공업체인 위룬푸드그룹도 27일 머디워터스가 조만간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리포트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하루만에 주가가 20%나 급락했다. 주이차이 위룬푸드 회장은 "(공매도 세력인) 헤지펀드와 시장 루머 때문에 주가가 급락했다"며 "머디워터스의 위룬푸드에 대한 리포트는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6월 머디워터스의 희생양으로 주가 급락 고배를 마셨던 오리엔트페이퍼의 류전용 회장은 최근 당시의 억울함을 상기하며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중국 기업들에게 조언했다. 류 회장은 "중국 기업들이 독립적인 회계 자문사를 별도로 고용해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면서 “회계자문사를 별도로 고용해 혐의 진위여부를 입증, 시장의 '뜬 소문'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머디워터스가 주식시장의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리서치업체의 중국 기업 '뒷조사'에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탓에 머디워터스 같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파해치는 리서치회사가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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