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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모두를 위한 수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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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모두를 위한 수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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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부터 2007년까지 4차례의 국제수학평가(TIMSS)에서 우리나라 중학생들의 성취도 평균이 약 40개 참여국 중 3위로 시작해 이후 줄곧 2위를 유지하는 등 우리나라 수학교육이 성취도 측면에서 매우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쾌거에도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가 참가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는 동일 보고서 내용과 더불어 수학이 암기 위주여서 지식을 전달할 뿐 합리적 사고나 적용력을 가르치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 역시 존재한다. 이에 보다 나은 수학교육을 위해 최근 국가 차원의 '수학교육개선위원회'가 발족됐다.


전미 수학교사협의회가 발간한 스탠더드(1989, 2000)는 학교수학의 새로운 지침서로 수학에 대한 자신감, 수학적 추론과 문제해결 등 수학적 힘과 소양을 20세기 수학교육의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으며 이론적으로 우리의 현안을 해결하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스탠더드의 기본 철학은 우리나라 제7차 수준별 교육과정에 상당 부분 이미 반영돼 있다.

누구를 위한 수학교육이 되어야 할까. '모두를 위한 수학교육'을 지향하는 입장에서 현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모두'를 위한 교육은 '최상위권 학생'을 포함해야 한다. 우리나라 교육은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습자들을 위한 배려에 치중하고 있다. 교과 내용과 범위의 최고 수준을 낮게 설정해 사교육이나 사회적 갈등구조의 심화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국가 장래를 위해 매우 우려된다. 필드메달이나 노벨상 수상자는 상위 5%가 살아 움직일 때 기대해 볼 수 있으며 경쟁을 즐길 여유는 선두 그룹을 양적으로도 풍성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는 '수학전쟁(math war)'이라는 이름으로 교육과정에 담을 수학 내용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교육과정 개정 작업을 포함해 지난 30년간 수업방법 개선과 학습자의 수업부담 경감을 위해 수학 학습량을 지속적으로 감축해 왔다. 이는 세계적 추세와는 정반대로 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990년대 말 삶의 '여유'를 외치며 수업시수와 학습량을 감축하던 일본이 수업시수를 늘리고 더 많은 수학을 가르치도록 이미 방향을 선회했으며, 미국도 현재 주정부 교육국이 연합해 스탠더드를 대체할 '공통핵심(Common Core)' 스탠더드의 개발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수학 내용을 강화하고 수학 교육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수학교육 내용의 전체적인 감축 시도는 재고돼야 한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모두를 위한 수학은 계산기나 컴퓨터 등 보조도구 도입을 통해 새로운 차원에서 실현될 수 있다. 나쁜 시력의 보정이나 3D 영화 시청을 위해 제공되는 안경은 일의 능률과 삶의 질을 높이며, 휠체어는 장애인 올림픽도 가능하게 한다. 의미 있는 수학 탐구, 수학 내용과 수학적 사고가 광범위하고 깊게 관련된 맥락과 관련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은 수학의 의미와 유용성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준비, 특히 교사 교육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내년 7월 4년마다 열리는 수학교육국제대회(ICME)가 서울 삼성동 COEX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세계에서 약 3000명의 수학교육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국 수학교육에 관한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2012 ICME 국제대회가 수학교육에 대한 우리의 안목을 전 세계로 넓히고 우리의 수학교육에 생동감을 회복시키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아이들의 수학적 호기심이 탐구로 이어지며 모두에게 수학이 기회의 열쇠로 사용되는 날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를 꿈꾼다.






장경윤 건국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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