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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불쾌지수만 높이는 정·재계 신경전

시계아이콘00분 59초 소요

정치권과 재계가 반값 등록금, 법인세 감세 철회, 한진중공업 노사갈등 등을 놓고 옥신각신하더니 재계 대표를 국회로 부르는 문제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기에 이르렀다. 특히 여당 지도부가 야당에 이어 법인세 감세를 철회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자 정치권에 대한 재계의 반발이 표면화되면서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여야 정치권을 향해 "즉흥적 포퓰리즘 정책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난하자 한나라당에서 "더 나쁜 것은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시장 마키아벨리즘"이니 "자기 기업만을 위하는 이기적 태도"니 하는 재계에 대한 반박이 쏟아져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한진중공업 노사갈등에 관한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포퓰리즘적 행태의 연장선"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여야가 오는 29일로 예정된 대ㆍ중소기업 상생에 관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공청회에 허 회장을 포함해 경제5단체장 모두를 출석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재계는 "실무자나 보내겠다"며 일축하는 태도를 취했다.


근 일 주일간 이어진 정치권과 재계 사이의 이런 신경전은 그렇지 않아도 장마철을 맞아 후텁지근한 날씨로 상승한 불쾌지수를 더 높게 끌어올렸다. 신경전의 빌미가 된 쟁점은 모두 민생과 직결된 것이거나 국민적 관심사다. 과도한 대학 등록금이 주는 가계의 경제적 부담, 양극화에 대한 사회적 불만, 노사 간 소통 경색 등은 여야 정치권이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고 또 당연히 논의해야 할 문제다. 조금이라도 재계에 금전적 손실을 초래할 만한 논의나 정책에 대해서는 무턱대고 '포퓰리즘' 딱지를 붙이며 비난하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이는 재계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태도다.


정치권의 행태도 볼썽사납다. 국회는 필요하면 경제단체 대표를 불러 '청문'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 충분한 필요성도 없이 경제5단체장을 한꺼번에 강제로 국회 청문회에 출석시키겠다고 한 것은 지나쳤다. 그런 식의 '본때 보이기' 내지 '위엄 세우기'에 감동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 정치권은 재계의 무례함을 탓하기에 앞서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킨 점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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