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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재격돌 전경련-정부 '싸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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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회장 장관 면전서 '뼈 있는 말'...지난 해 7월 조석래 전 회장도 정부 무원칙 비판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국가 장래를 생각하는 순수하고 분명한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다."(24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 장차 국가가 어떻게 나아가야 될지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2010년 7월 조석래 전 전경련 회장)

전경련이 1년만에 다시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그새 회장이 바뀌고 논점은 달라졌지만 '무원칙'에 대한 불만은 1년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그로 인한 파장의 깊이도 사뭇 닮았다.


다만 지난 해에는 논란이 커지자 전경련이 '오해였다'고 한발 물러선 반면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 보인다. 허 회장이 오랜 침묵 끝에 작심한 듯 비판의 날을 세우는 만큼 당분간 강경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 5단체장의 첫 간담회에서 "경쟁국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을 일시적 흐름보다 경제 원리에 맞게 신중하게 운용하고 있는 반면 우리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허 회장의 발언은 자신이 최근 정치권의 감세철회와 반값 등록금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데 대해 정치권이 강력하게 반발한데 대한 재반격의 성격으로 해석된다.


재계와 정치권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지만 재계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는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허 회장이 29일 예정된 대중소기업 상생 관련 국회 공청회에 출석해달라는 정치권의 요구를 거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전경련과 정치권간 갈등은 1년 전과 오버랩되면서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해 7월28일 제주도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하계포럼에서도 전경련은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당시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조석래 전 회장이 건강 문제로 불참한 가운데 대독한 개회사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 장차 국가가 어떻게 나아가야 될지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부회장은 "세종시와 같은 국가 중대 사업이 당리당략에 밀려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고, 4대강 사업도 반대 세력의 여론몰이로 인해 혼선을 빚고 있다"는 대목에서는 정치권을 싸잡아 비난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예상외로 큰 논란을 낳자 전경련은 즉시 해명자료를 배포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명박 정부를 직접 겨냥해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재계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였다.


그때와 비슷한 갈등 양상이지만 이번에는 전경련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시에는 국가 정체성에 대한 비판으로 전선이 확대됐지만 지금은 기업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다소 유리한 싸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허 회장의 발언이 정부보다는 국회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전경련이 강경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허 회장이 그동안 말을 아끼다가 뒤늦게 소신 발언을 쏟아내는 만큼 재계도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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