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경제 5단체장 간담회서 소신 발언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포퓰리즘' 발언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잇따라 소신 발언을 하며 재계입장을 적극 대변하고 나섰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 5단체장의 첫 간담회 자리에서 "경쟁국은 상법과 공정거래법 등을 일시적 흐름보다 경제원리에 맞게 신중하게 운용하고 있다"며 "반면 우리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이어 "오늘날 중요한 정책결정에서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순수하고 분명한 원칙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언으로 지난 21일 전경련 기자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과 법인세 감세 철회에 반대의사를 표명했던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또 최근 정치권이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한 반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허 회장은 "이제 창의적이고 투명하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줘야 한다"며 "활발하고 자율적인 기업 경영이 인정받도록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사말을 통해 "기업에 대한 여러 규제를 풀고 기업하기 좋은 여건 만드는 것이 정부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여전히 손발이 묶여 있는 부분을 과감하게 풀고,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손을 내밀었지만 뼈있는 인사말을 통해 재계의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최근 정치권의 포퓰리즘성 정책을 비판했다가 국회 소환 통보를 받게 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토해냈다.
허 회장은 간담회 참석 전 '정치권과의 갈등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권이야 다 그런거 아닌겠냐"며 자조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공청회에 출석하라는 정치권의 요구 관련) 연락도 안왔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감세철회 정책 등에 대해 나름대로 재계의 의견을 개진할 준비가 돼 있지만 공청회에서 전문가들과 경제정책과 법률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는 것은 실무 전문가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해 사실상 허 회장이 불참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참석한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역시 공청회 출석 요구에 직접 응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최근 논란이 뜨거운 기름값 인하 연장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허 회장은 내달 6일 정유사의 기름값 할인 종료를 앞두고 연착륙 방안을 주문하는 정부와 정유사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을 의식한 듯 "기름값은 오늘 주된 논의 내용이 아니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2분기 손실을 보는 만큼 기업들도 고통분담을 했다"며 더이상의 연장은 없음을 분명히 하며 적극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다만 손경식 회장은 간담회가 끝나고 유류세 인하에 대한 논의가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향후 기름값이 더 오르면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두는 게 좋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왔다"며 "박 장관이 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손 회장은 "미국 등 선진국은 국가적으로 20% 에너지 절감을 하고 있는데 우리도 그런(에너지 절감) 정책 등이 나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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