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9월 전에 추가적으로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진단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23일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조찬세미나를 갖고 기자들과 만나 "현재 금융위원회와 협의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른 뜻을 가진 것이 아닌 단순 경영진단 차원"이라며 "어차피 9월 경에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2010년 회계연도 결산 결과가 나오는 8월말이 되면, BIS비율이 기준에 미달하는 저축은행들이 여럿 드러나 추가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BIS비율이 나오기 전에 금감원이 다시 한번 저축은행에 대한 점검에 나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금감원은 전국 98개 저축은행이 보유한 460여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통해 부실 PF채권을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권 원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한은법 개정안은) 여야 의원들이 잘 논의해주시면 거기에 따르겠다"면서도 "좀 더 큰 틀에서 생각해 달라"고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현재 총리실을 중심으로 진행중인 금융감독혁신 방안에 대해 "통합감독기구 설립 이후 최대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기득권을 접고 새롭게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금융업체간 외형경쟁을 막고 가계부채를 억제하는 한편 IT보안강화에도 힘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권 원장은 "은행ㆍ퇴직연금ㆍ신용카드ㆍ상호금융 등 곳곳에서 과당경쟁 징후가 포착됨에 따라 강력히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금융사들이 외형경쟁에 치중하기보다는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은행의 자산증가율을 분기별로 모니터링하고, 출혈경쟁 여부를 중점 검사한다는 방침이다.
또 퇴직연금의 경우 원리금 보장상품의 금리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특별이익을 제공하는지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구조적 원인으로 꼽히는 은행권의 대출상품 거치기간 연장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출 모니터링과 예대율 규제를 강화하는 등 가계부채가 지나치게 증가하는 것을 억제하겠다"며 "금리 상승과 주택가격 급락에 대비해 장기ㆍ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확대하고, 거치기간 연장 관행을 개선하는 등 구조개선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원장은 이날 오후 신한은행 여의도중앙지점과 신용회복위원회 영등포지부를 잇달아 방문해 창구 대출신청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다. 그가 서민금융현장 점검에 나서는 것은 원장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지은 기자 leez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