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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로 드러난 조양호 회장의 '무한 자신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초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농담쟁이'로 변신했다. 지난 16일 대한항공 A380 1호기 시험 비행이 열린 행사장에서다. 조 회장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을 처음으로 띄우는 역사적인 날을 맞아서인지 시종일관 해맑은 얼굴이었다. 지금껏 보인 조 회장 특유의 근엄한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탁월한 유머 감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기내가 넓어 길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 이동할 때는 승무원의 안내를 받기 바랍니다"라고 우스갯소리를 던지는가 하면 "임원들에게 A380 공부를 많이 시켰습니다. 혹시 질문을 해서 잘 대답하지 못하는 임원이 있으면 저한테 일러주세요. 다음 인사 때 반영하겠습니다"라며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회장님의 경고 탓인지, 이날 대한항공 임직원들은 A4 종이 수십장씩을 몸에 지니고 기자단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A380 1호기가 독도 상공을 선회하고 오는 시험 비행에는 조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총출동해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장녀(조현아 대한항공 전무)와 장남(조원태 전무), 차녀(조현민 상무)가 모두 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대기업 오너 일가는 한 비행기에 타지 않는다고 들었다"는 질문에 조 회장은 "우리 항공사는 너무 안전해서 같이 타도 된다"며 맞대응하는 여유를 보였다. 항공사 오너이기 때문에 오늘처럼 일반석에 앉은 것은 처음일 것 같다는 농담에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옛날에는 많이 타고 다녔다"고 답해 좌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유머로 드러난 조양호 회장의 '무한 자신감'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기자단을 초청해 독도 시범 비행을 하고 A380 차세대 항공기의 진면목을 공개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이 기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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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은 A380의 가장 큰 특징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항공기 소음이 혁신적으로 줄어든 점, 2층을 비즈니스 좌석으로 채운 점, 연료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경제성을 확보한 점 등이다.


조 회장은 "내 아들(조원태 전무) 키가 192cm인데 180도로 펼쳐지는 비즈니스석에 누워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설명했다. 이어 "굉장히 조용한 비행기"라며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기체 무게를 줄였고 이는 연료비 절감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이날 기내에서 이색적인 기자 간담회도 마다지 않았다. 달변가는 아니었으나 질문에는 핵심적인 내용을 짚어주는 답변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취임 직후 A380 주문을 넣었는데 9.11 사태로 어수선하던 때였다"면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은 경영자로서 매니지먼트(관리) 기법이고 덕분에 좋은 가격에 A380을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 달성을 묻는 질문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작년만큼은 어렵겠지만 올해도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본다"면서 "대한항공의 마켓 쉐어(시장 점유율)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10% 안팎에 불과해 비즈니스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려볼 것"이라며 '명품 항공사'로의 도약을 거듭 강조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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