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전문가'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아시아경제 신아인 기자] "주식을 팔아야 할 때는 아닙니다. 떨어지면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더 많아요."
김한진(52·사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한국을 제외하곤 살 만한 신흥국 주식이 별로 없다. 중국 수혜를 입는 한국 주식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겐 분명 매력적이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아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국내 경기의 안정 여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고의 거시경제 전문가(이코노미스트) 중 한명으로 꼽히는 김 부사장을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하반기 코스피 2200, 내년 코스피 2300선 돌파"를 낙관했다. 그 근거로는 '글로벌 유동성'을 제시했다. 미국 경제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기에 아직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중국 등 신흥국들도 외환보유액이 풍부하고 돈이 잘 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럽과 미국의 위기는 아직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유럽은 재정위기가 주기적으로 불거질 겁니다. 이탈리아처럼 큰 나라로 번지면 2008년 미국 리만브라더스 사태에 버금가는 금융위기가 올 테니 항상 주의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미국이 제3차 양적 완화(QE3)를 실시할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이 추가로 부채를 일으키기 어려운 상황이니 QE2가 종료되고 한두 분기는 더 관망이 필요합니다. QE3가 있다 하더라도 1, 2차 양적 완화와는 성격이 다를 겁니다."
근원적 성장 동력인 중국의 산업고도화, 소비고도화는 오는 2015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12차 5개년 계획이 세부사항까지 나왔어요. 2015년까지는 연 8~9%의 고도성장을 예상합니다. 2015~2020년 정도에는 노동자 임금상승이나 위안화 절상 등으로 성숙기에 접어들 테지만, 그 역할을 대신해 줄 신흥국의 다음 주자가 있겠지요."
단,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국제유가가 지나치게 오르거나(월평균 130~140달러 이상 수개월 지속) 중국경제가 이상징후를 보일 때가 위험관리를 해야 하는 시기라고 그는 지적했다.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가 여기서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그러면 주식 사십시오' 라는 답을 할 수 밖에요."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는 1000포인트, 2만 달러 시대에는 2000포인트를 등정했다. 그러면 3만 달러 시대에는 3000선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김 부사장은 "2000포인트에서 3000포인트 가는데, 주도주는 배 이상 안오르겠습니까"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3000포인트로 올라서는 데는 중국 등 신흥국에 수출하는 수출기업들이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화,정'이 1차 중국관련주(화학, 철강, 정유, 조선)의 막바지 분출이었다면 2차 중국관련주(자동차, 화장품, 의복 등 소비재)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했다. 3차 중국관련주(자본재, 기계, 부품, 정밀화학) 역시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중국을 잘 보는 회사를 선택하라", "전문가에게 맡겨라"고 조언했다.
"상장지수펀드(ETF)나 인덱스펀드를 적립식으로 산다면 코스피 상승분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초과수익을 원한다면 압축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고위험의 액티브형 투자를 해야 할 테고요. 시중 은행과 증권사의 자문형 신탁(랩) 상품도 권합니다. 적게는 2000만~3000만원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를 맹신하라는 게 아니라, 개인보다 투자하는 시간이 많기에 실수가 적고 이것이 누적되면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얘기죠."
김 부사장은 한국이 지금 국운 상승기에 있다고 했다. "악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이 잘 도와주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시장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상승의 중심에서 비켜나있던 저평가주들(금융, 소비재, 고배당)이 돌아가며 하나씩 들어올려지겠지요. 키워드는 아시아, 신흥국, 에너지, 신기술, 브랜드, 기술을 상용화하는 기업, 독보적인 기업, 핵심역량이 있으면서 산업경쟁력 있는 기업입니다."
김한진 부사장 프로필 △1960년생 △경제학 박사 △(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 겸 이코노미스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삼성투신운용 리서치 헤드 △흥국증권 전무 △금융회사, 기업, 정부기관 등 자문위원 역임 △언론사 선정 베스트 이코노미스트(1999~2005년) △저서 3040주식투자 실물경제학(이코북ㆍ2008년)
신아인 기자 ay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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