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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대통령선거와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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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대통령선거와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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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원의 여의도프리즘]# 97년 대선에서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과연 어떤 입장이었을까.


평생의 라이벌인 김대중(DJ)과 자신의 탈당을 요구한 이회창, YS가 만든 당을 뛰쳐나가 딴살림을 차렸던 이인제...

아마도 그의 마음은 하루에도 몇 번씩 요동치지 않았을까. 물론 YS는 ‘엄정중립’을 천명하곤 대선 레이스를 지켜봤다.


유례없이 치열하게 전개된 그 해 대통령선거는 충청권 맹주 김종필(JP)과 DJ의 연대라는 대형 변수가 터져 나오면서 막판까지 예측불허,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초박빙 승부를 이어갔다.

당시 선거전의 최대 분수령 중 하나였던 ‘DJ 비자금 사건’에 얽힌 검찰의 수사 움직임과 이에 맞선 김대중 후보 측 대응이 14년이 지난 지금,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민주당 이강래 의원이 최근 펴낸 책 ‘12월 19일’의 일부 내용과 이에 대한 ‘김대중평화센터’ 최경환 공보실장의 반박 논평 때문이다.


# 이 의원은 책에서 당시 자신이 DJ 측 핫라인을 맡아 YS의 선거중립을 이끌어 낸 것이 선거 승리의 결정적 고비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헌정사 최초의 정권교체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역할이 일정부분 있었음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실장은 이 의원의 주장이 진실왜곡, 역사왜곡이라고 반박했다. 97년 역사적인 정권교체는 국민들의 열망, IMF외환위기를 가져온 YS 실정에 대한 심판의 결과라는 얘기다.


그때 김대중 후보의 본가와 처가 친인척 아태재단 관계자 등 수백명은 과거 10여 년 동안의 계좌와 이미 폐기된 통장, 휴면계좌까지 뒤짐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여당인 신한국당 의원들은 잇달아 김대중 후보가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와 국민회의 측은 선거를 앞둔 흑색선전이라며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히자고 했으나 여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김태정 검찰총장이 전국고검장회의를 열어 ‘선거를 2개월 앞두고 아무런 근거도 없이 수사할 수 없다’고 발표하면서 DJ 진영은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 총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독단적 결정’이라는 표현은 두고두고 회자되기도 했다.


# 김대중·이회창 후보가 득표율 1.6%포인트, 39만여 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던 97년 대선은 그 숨 막히는 레이스만큼 비하인드 스토리도 양산했다.


실제로 이인제 후보의 사퇴방지를 둘러싼 DJ 측의 노력, 그 하나의 사례만도 복수의 비선라인이 개입됐고 아직까지 다양한 주장과 증언 및 에피소드가 엇갈리고 있다.


문제의 비자금 수사가 책 ‘12월 19일’내용 중 YS 측이 밝혔다는 것처럼 과연 청와대 사정비서관의 돌출행동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명백히 DJ를 겨냥한 정권 핵심부의 의중이었을까.


김태정 총장의 결정도 그의 말마따나 정말 ‘독단적’이었을까. 혹시 ‘준 내란’ 정도의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악화를 우려한 YS 측의 어쩔 수 없는 개입 때문은 아니었을까.


진실이 어디에 있건 당시 신한국당 의원들이 DJ 비자금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것은 사실이었고, 이 의원은 DJ의 지시를 받아 YS 측의 김광일 대통령 특보와 접촉을 벌였다.


이 의원은 신한국당 의원들이 주장한 내용은 날조된 것이나 만약 검찰이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면 그 자체로 선거의 박빙 승패를 갈랐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 의원이 그가 개입한 사건의 이면을 공개했다면, ‘김대중평화센터’는 자신들이 지켜온 97년 대선의 ‘정사’(正史)를 다시 한 번 강조한 셈이다.


정치인이 직접 겪은 일을 증언할 수도, 혹은 어떤 특정 견해를 주장할 수는 있다. 누구도 역사를 둘러싼 기억, 그 해석권을 독점할 순 없기 때문이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동교동’에 탯줄을 댄 정치인들이 ‘당신이 알면 얼마나 알고있느냐’는 식의 감정싸움까지 벌이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 당사자는 물론 DJ를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




광남일보 국장 d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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