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1분기 통화유통 속도가 2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통화유통속도는 0.730으로 2008년 3분기 0.74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화유통속도는 시중에 돈이 얼마나 빠르게 도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2007년까지는 0.8을 웃돌았지만 2008년 1분기 0.783으로 떨어진 뒤 금융위기가 찾아온 3분기 이후 하락속도가 빨라져 2009년 1분기에는 0.696까지 떨어졌다. 2009년 2분기 0.707로 올라선 통화유통속도는 0.705~0.719 사이를 횡보하다 올해 1분기 0.730으로 뛰어 올랐다.
다만 이처럼 시중에 돈이 도는 속도가 빨라졌음에 불구하고 여전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어 '돈맥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실물경제에 돈이 빠르게 돌고 있다고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최근 통화유통속도 상승은 한은과 시중은행간 빈번한 통화 교환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통화유통속도와 함께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인 통화승수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대조를 이뤘다.
1분기 통화승수는 22.7로 2009년 1분기의 22.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9년 3분기 25.5로 올랐던 통화승수는 작년 2분기 24.7, 3분기 24.3, 4분기 23.9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통화승수는 금융회사들이 한은으로부터 공급받는 본원통화를 바탕으로 대출 등을 통해 시중에 공급한 통화량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다.
한은 관계자는 "비정상적으로 늘었던 유동성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통화유통속도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승수의 하락에는 5만원권 발행액 증가와 M2 구성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신용공급 약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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