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시장가치 약 3조원 될 수도, 팬들은 '조심스런 환영'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신아인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명문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nited, 맨유)가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지는 12일 맨유 구단주인 미국 글레이저 가문이 홍콩에서 구단의 기업공개(IPO)를 검토중이며 상장될 경우 구단의 시장가치가 17억파운드(약 3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글레이저 가문이 지난 2005년 맨유를 사들일 당시 인수가격인 7억9000만파운드(약 1조3920억원)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금액이다.
가디언은 글레이저 가문 측이 맨유를 상장하더라도 지분은 여전히 보유할 것이며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4억9000만파운드(약 8634억원)에 이르는 맨유의 누적 부채를 더는 데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맨유는 세금과 이자지급 등 각종 비용을 제하고 8000억 파운드 가까운 손실을 냈다. 이 때문에 맨유 서포터들은 구단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입장권 가격이 인상되고 스타플레이어들을 영입할 수 있는 자금 여유분도 빠듯해졌다면서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최근 홍콩 주식시장에 글로벌 브랜드의 상장이 연이어 예정되어 있다. 오는 16일 가방 전문제조업체 샘소나이트(Samsonite)가, 24일에는 명품브랜드 프라다(Prada)가 IPO를 실시한다. 가디언은 글레이저 가문 측이 이들 업체들의 IPO를 주시하고 있으며 기대 이상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다면 맨유의 상장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해 미국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맨유 관련 자문단이 브랜드 파워와 아시아지역 호감도 등을 감안할 때 맨유의 주식이 런던보다 홍콩에서 더 높은 가격을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맨유는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은 브랜드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0년 가장 시장가치가 높은 스포츠 브랜드로 1위에 미국 프로야구 뉴욕양키스, 2위로 맨유를 선정했다.
맨유 서포터즈 그룹(Manchester United Supporters?Trust)은 IPO설에 대해 일단 환영했지만 “상장이 런던 주식시장에서도 이루어짐으로서 모든 팬들이 구단의 주식을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글레이저 가문 측이 IPO를 빌미로 ‘먹튀’를 할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글레이저가 막대한 이익만 챙긴 채 발을 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8개월간 맨유를 인수하려는 시도가 수 차례 있었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어셋매니지먼트 회장이 이끄는 재력가 서포터즈 ‘레드나이츠’가 10억파운드를 제시했었고 카타르 왕가도 15억파운드에 인수할 의사를 밝혔으나 글레이저 가문 측은 모두 거부했었다.
그러나 맨유의 홍콩 상장논의가 아직은 초기 단계로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번 홍콩 증시 상장관련설에 대해 맨유 측의 공식 입장발표는 아직 없는 상태다.
김영식 기자 grad@
신아인 기자 ay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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