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네슬레가 캡슐형 커피 제조기와 똑같은 방식으로 유아용 분유를 만드는 '분유 제조기'를 내놓아 화제다.
다국적 식품회사 네슬레가 큰 성공을 거둔 '네스프레소' 커피 제조기와 작동 원리가 거의 똑같은 분유제조기 '베이비네스(BabyNes)'를 내놓자 모유 수유를 권장하는 흐름에 역행하는 제품이라는 비판에 휩싸였다고 스위스 국제방송 인터넷판이 7일 보도했다.
네슬레가 출시한 분유제조기는 혼합된 분유 분말 캡슐을 추출기(베이비네스)에 넣고 작동 단추를 누르면 적당한 온도로 데워진 물과 섞여 유아에게 곧바로 먹일 수 있는 분유를 준비해 준다.
네슬레 본사가 있는 스위스에서 시판되고 있는 베이비네스의 가격은 가장 비싼 것이 약 249스위스프랑(약 30만원) 정도이고, 분유 분말 캡슐 26개 들이 한 상자의 가격은 49~55스위스프랑(6만5000~7만2000원)으로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의 4배 수준이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상업적인 장치를 통해 모유수유를 대체할 수 있다는 발상에서 나온 제품이라며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시민단체 대표인 패티 룬달은 "부자들을 위한 장난감 같은 분유 제조기가 마치 유아들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부모들로 하여금 갖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네슬레는 성명을 내고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출산 후 첫 6개월 동안은 모유만 먹이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회사는 지지하며, 그 이후에도 이유식과 함께 모유수유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와 비슷한 '분유제조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5년 당시 외교통상부 서기관으로 재직중이던 하정규씨는 살균된 적당한 온도의 물과 가루 분유가 적절한 농도로 섞여 나오는 분유제조기를 개발해 특허를 내고 말레이시아 발명대회에서 은상도 받았지만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 널리 판매되지 않았다.
한편 지난 2007년 국내에서 판매를 시작한 네스프레소 등의 '캡슐 커피 머신'은 1잔분의 원두가 들어 있는 작은 캡슐을 전용 머신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집에서도 커피전문점에서 마시는 수준의 커피를 즐길 수 있고 세척도 간편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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