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자영업 가구의 부채 보유비중이 일반 임금근로자보다 높은 한편 부채상환능력은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가계부채 문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가구의 자산총액은 3억8847만원 중 부채총액은 6896만원으로 총 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17.8%에 달했다. 이는 일용직 노동자인 임시 일용임금근로자의 17.3%와 비슷한 수치로 전체 가구의 부채비중 평균인 15.6%, 상용임금근로자 부채비중 15.5%를 크세 웃돌고 있다.
부채가 있는 가구만 따로 구분한 경우에도 자영업 가구의 부채 비중은 전체 평균이나 상용임금근로자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부채보유가구 중 자영업 가구의 총자산은 4억4828만원, 총부채는 9927만원으로 자산총액 가운데 부채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2.1%를 기록했다. 반면 전체 가구의 부채비중 평균은 21.3%, 상용임금근로자의 의 경우는 21.1%로 자영업 가구와 비교해 다소 낮았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중이 일반 임금근로자 가구에 비해 현격히 높다는 것이다. 이는 자영업 가구의 부채상환능력이 나쁘다는 것을 뜻한다.
전체 가구 가운데 자영업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중은 78.7%로 상용임금근로자의 37.2%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부채보유가구로만 봤을 때는 자영업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중이 106%로 자산보다 부채가 많았다. 상용임금근로자 56.1%는 물론 임시 일용임금근로자 90.6%보다도 높았다.
이처럼 부채 비중이 높은 탓에 자영업 가구의 저축률은 전체 평균치를 밑돌았다.
자영업 가국의 자산총액 대비 저축률은 12.8%로 상용임금근로자의 18%, 임시 일용임금근로자 16.4% 보다 크게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부채보유가구의 경우만 보면 자영업 11.8%, 상용임금근로자 16.2%, 임시일용 임금근로자 13.4%였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전에는 부동산 투자목적의 가계부채가 늘었지만 위기 이후에는 생계형 가계부채가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자영업 부채가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핵심 문제가 되고 있다"며 "임금 근로자는 꼬박꼬박 월급을 받아 이자를 갚기 때문에 분활상환 문제가 없는 반면 자영업자들은 들쭉날쭉해 연체하기도 쉽다"고 말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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