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주문 맞추려다 기업종합전략 엄두 못내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최대열 기자]"요금인하폭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다"(LG유플러스 관계자)
"대기업 1차 협력사마저 포기하라는 것은 무리다"(서브원 관계자)
LG유플러스와 구매대행(MRO)업체인 서브원이 통신비 인하와 동반성장 등 현 정부 정책의 덫에 걸려 헤매고 있다.
정부 정책안을 수용할 경우 이들 계열사의 미래경쟁력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그렇다고 외면하면 서민경제와 동반성장을 외면하고 있다는 구설수에 오를수 있어 걱정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통신사가 인하를 결정하고 MRO 업체가 사업영역조정에 합의했지만 LG 계열사들만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주 SK텔레콤이 기본료 월 1000원 등의 요금인하안을 내 놓자 고민에 빠졌다. KT가 인하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요금인하 동참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SKT와 KT의 경우 요금인하 여력이 상대적으로 있지만 이익율이 낮은 LG유플러스가 SKT 수준의 요금인하를 단행하기에는 부담이 많이 따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4분기 약 500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올해 1분기 8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달성했다. 하지만 전체 가입자의 기본료를 1000원으로 낮출 경우 다시 적자전환의 우려도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통신 3사 경쟁구도 속에서 요금인하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것과도 같다"면서 "최소한 경쟁사 수준,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나설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 인하해야 할지는 상당히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기준 LG유플러스의 가입자수는 908만명이다. 전체 가입자의 요금을 1000원 낮출 경우 연간 1089억6000만원의 매출이 감소한다. 여기에 더해 무료 문자 50건 등의 추가 조치가 더해질 경우 최대 2000억원 이상의 매출 감소도 예상된다. LG유플러스의 지난 해 무선부문 매출은 3조4793억원으로 영업이익은 655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에도 큰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최대로 잡아 놓은 투자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0년 1조1645억원을 투자비로 집행했다. 올해 예정된 금액은 1조7000억원이다.
특히 지난 해 4분기 적자의 주요 요인이 경쟁사대비 스마트폰 제품군 부족이었다고 지적되며 2.1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의 확보도 현안으로 떠올랐다. LG유플러스가 2.1㎓ 주파수를 확보할 경우, 향후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SKT와 같은 단말기를 조달 받을 수 있지만 확보하지 못한다면 지금처럼 단말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LG그룹의 구매대행(MRO) 업체인 서브원 역시 중소상공인측인 제안했던 사업조정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 포스코는 물론 코오롱 계열도 합의문에 서명한 상태에서 부담이 더 크다.
특히 합의 실채 이후 중소기업들이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노골적으로 공격하고 있어 걱정이 크다. 이 회사는 그룹 지주사인 ㈜LG가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구본무 회장이 2004년 이후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서브원의 경우 그룹계열 외부 고객사가 1000여개에 달해 중소상공인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이익에 막대한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중소상공인측에선 "LG그룹 외 대기업의 1차협력사가 대기업일 경우 영업에서 제외해야한다"고 주장한 반면 서브원측은 해당 문구가 향후 영업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에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브원의 경우 MRO업계 1위인데다 일부 지역엔 대형도매상을 직접 운영하며 중소상공인들과 갈등을 빚어온 터라 이번에 합의하지 않은 일을 두고 업계에선 뒷말이 무성해 자칫 그룹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을 까 우려하고 있다.
서브원측은 "그룹 총수와 연관짓는 건 무리"라며 "큰 틀에서 중소상공인측과 의견조율을 마친 만큼 조만간 합의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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