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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한국 양궁의 힘, 런던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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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는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앞두고 양궁 남녀 국가대표팀의 성 대결이 펼쳐졌다.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대한양궁협회가 오는 7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집중력을 강화하고 담력을 키우기 위해 준비한 특별 훈련이었다. 국제 대회보다 더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올해 양궁 대표팀은 남자가 오진혁, 임동현, 김우진으로 여자가 기보배, 정다소미, 한경희로 각각 꾸려졌다.

수많은 경기를 치르며 경기력과 정신력에서 세계 정상급에 오른 선수들이지만 의도적으로 이뤄진 경기장 내 소음과 목동야구장의 인기 마스코트 '턱돌이'의 방해 동작에 경기 초반 흔들리기도 했다. 여자팀 주장 기보배의 1엔드 첫 발은 국가대표급 선수들에게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 5점이었다. 그러나 역시 한국 양궁을 대표하는 선수들이었다. 마지막 4엔드에서 남자 팀은 10-10-10을 명중했고 여자 팀은 10-10-9를 꽂았다.


양궁 대표팀은 그동안 주요 국제 대회를 앞두고 야구장 경기와 같은 특별 훈련으로 선수들의 담력을 키웠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는 잠실야구장과 미사리경정장에서 특별 훈련을 겸한 경기를 치렀다. 번지점프도 하고 전방 철책 근무도 하는 등 양궁 대표팀의 특별 훈련은 다양하다.

세계적인 양궁 강국인 한국의 특별 훈련을 따라 하는 나라도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양궁 대표 선수들이 프로 축구 세리에 A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하프타임 때 훈련 경기를 하는가 하면 미국의 남자 세계 랭킹 2위인 브래디 엘리슨은 내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올림픽 양궁장과 똑같이 경기장을 꾸며 놓고 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서향순이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딴 이후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단 한 차례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한국이 1980년 모스크바 대회에 불참하지 않았다면 한국 양궁의 올림픽 금메달 역사는 4년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다. 한국 양궁을 세계에 알린 김진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선후배 서향순에게 뒤져 동메달을 차지했지만 1980년 무렵 김진호의 실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이유로 미국과 그를 따르는 많은 나라가 불참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은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올림픽 메달을 노리던 많은 종목 선수에게 허탈감을 안겼다. 그해 3월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예선 2조에서 말레이시아에 0-3, 1-2로 져 본선 출전권을 놓친 축구는 한국이 대회 출전을 결정했어도 모스크바행 비행기에 오를 수 없었다.



그러나 북미?아프리카?아시아 대륙에 걸려 있는 단 한 장의 본선 티켓을 거머쥔 여자 핸드볼은 땅을 칠 노릇이었다. 윤병순, 김옥화 등 모스크바에 가지 못했던 여러 선수가 다음 대회인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기는 했지만 첫 메달의 기회를 놓친 건 두고두고 아쉽기만 했다.


유도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63kg급에서 장은경(작고)이 금메달 일보 직전까지 가는 등 금메달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다. 실제로 모스크바 올림픽 이듬해인 1981년 마스트리히트(네덜란드) 세계선수권대회 71kg급에서 박종학이 한국 유도 사상 첫 세계무대 금메달을 땄다. 김관현(95kg 이상급), 하형주(95kg급) 등은 국가대표로 뽑히고도 올림픽 매트에 서지 못했으니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물론 하형주는 다음 대회인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의 꿈을 이루긴 한다.


이때 스포츠팬들의 관심에서는 벗어나 있었지만 또 하나의 금메달 유망 종목이 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쳤다. 양궁이었다.


1979년 7월 19일 아침 신문을 펼쳐 든 스포츠 팬들은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한국이 이런 종목에서도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가 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신문에는 김진호가 서베를린에서 벌어진 제30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30m?50m?60m?70m 그리고 단체전 등 전광왕을 차지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다. 모스크바 올림픽을 1년 앞뒀을 때였다. 유력한 올림픽 금메달 후보가 신데렐라처럼 나타났다. 그러나 그 무렵 대부분의 스포츠 팬은 양궁이라는 종목이 낯설었다. 그럴 만도 했다.


양궁은 근대 올림픽 초기인 1900년(파리), 1904년(세인트루이스), 1908년(런던), 1920년(앤트워프) 대회 등 몇 차례 치러진 적이 있지만 이후 오랜 기간 올림픽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1972년 뮌헨 대회 때 다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 무렵 세계 양궁계는 미국, 옛 소련, 핀란드, 스웨덴 등이 앞장서 이끌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1968년 전국체육대회 때 정식 종목이 됐다. 게다가 한국에는 전통 종목인 국궁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양궁 초창기 선수들은 실력을 갈고닦았고 1978년 제8회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김진호가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국제 무대에 얼굴을 알렸다. 이제는 국제종합경기대회 최고의 효자 종목이 됐지만 불과 30여년 전 만해도 양궁은 그런 종목이 있나 싶을 정도로 주목 받지 못했다.


한국 양궁은 7월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1년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런던 올림픽에서도 금 과녁을 명중할 것이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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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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