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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메이커]내일의 '차화정'을 찾아보자

통신·보험·제약주 등 재점검 필요

‘차화정’. 얼핏 들으면 여배우의 이름처럼 들리지만 자동차, 화학, 정유(車·化·精) 관련 주식을 일컫는 신조어다.


올들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현대차, 기아차, LG화학, 현대모비스, S-Oil, OCI, 하이닉스, 호남석유, 금호석유, SK이노베이션 순인데 이중 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식이 이 ‘차화정’에 속한 기업의 주식이다.

◆ ‘차화정’의 성장 배경


‘차화정’이 항상 인기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구조조정의 여파에 경기민감 업종인 ‘차화정’은 주가가 장부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저평가되기도 했다.


2009년 이후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면서 ‘차화정’은 주식시장의 꽃으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는 품질경쟁력 향상으로 미국 시장 및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고, 화학과 정유기업 역시 고 성장세에 놓인 중국 특수로 전후방 사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보이면서 주식시장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사실 매출과 이익규모가 이미 큰 수준인 대형주에서 이익 증가로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일어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한국의 ‘차화정’ 기업들은 최근 2~3년 동안 분기마다 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좋은 실적을 발표했고, 투자자들은 이 굴뚝기업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수요초과 상태로 영업현금흐름이 좋아지면서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선순환이 이어졌으며 중국 호황과 경쟁사들이 몰려있던 일본에 지진까지 터지면서 사업 환경은 더욱 우호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 승수효과 vs. 역 승수효과

경제학자 케인즈는 ‘승수효과’를 통해 경제현상을 설명했는데, 주식시장에도 승수효과가 존재한다.


승수효과란 어떤 경제 요인의 변화가 다른 경제 요인의 변화를 가져와 파급 효과를 낳고 최종적으로는 처음 몇 배의 증가 또는 감소로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실적이 정체해있거나 사업환경이 불투명할 때는 기업가치 평가시 적용되는 가치평가지표인 PER이 형편없이 낮게 책정된다.


한두 분기 정도 실적이 개선될 때도 ‘어쩌다 말겠지……’하고 투자자들은 반신반의하면서 지켜보는데, 보통 2년 이상 지속적인 실적개선이 이뤄지거나 사업전망이 좋아지면 급속히 회사의 재평가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순이익 1000억 원으로 5배 PER를 적용받아 5000억 원에 거래되던 회사가 이익이 2000억 원대로 늘어나면 10배의 PER을 받아 시가총액이 2조원이 되는 일이 빈번하다.


성장성에 대한 기대 때문에 회사가 적용받는 밸류에이션도 달라져 ‘승수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반대로 ‘역 승수효과’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한때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트로이카 업종(건설, 은행, 증권)이 그것이다.


이 세 업종은 전통적으로 경기가 상승하고 시중에 유동성이 늘어나면 가장 먼저 반등하고, 주가 상승폭도 큰 종목으로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와 금융권의 수수료 경쟁 심화로 인해 시가총액이 장부가에도 못 미치는 극심한 푸대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 ‘차화정’ 고수하다가는 재미 못 봐

기관투자자들은 ‘차화정’처럼 현 시점에서 ‘뜨거운’ 종목을 선호한다.


시장 초과수익률을 내기에도 좋고, 짧은 시간에 큰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이미 재평가가 이뤄져버린 종목들은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서프라이즈’한 실적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과거의 수익률을 재현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기대감을 갖고 높은 가격에 그 주식을 사서 보유한 상태이기 때문에 조금만 실적이 악화돼도 주가는 쉽게 요동친다.

◆ ‘포스트 차화정’을 찾아나설 시점


장기적인 관점에서 승수효과를 노리고 싶다면 남들이 외면하는 주식을 꼼꼼히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창 통신비 인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통신주나 금리인상이 계속 지연돼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보험주, 약가인하 움직임으로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제약주도 그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


모든 사람의 기대를 접은 업종에서는 실적이 매우 좋은 회사마저도 도매금으로 평가절하 되는 경우가 많고,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만한 이슈가 나오면 주가가 빠르게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구조적으로 쇠락할 수 밖에 없는 업종이라서 시장에서 이미 적절한 가격을 매기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점검해 봐야 한다.


투자에 있어 과거에 했어야 할 일을 지금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주식에 미련을 가지기보다 좀 더 용기를 내서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지만 회사의 기업 가치를 착실히 올려나가고 있는 기업에 집중하는 편이 좀 더 현명하다.


2009년 초 ‘차화정’이 시장의 외면을 받을 때처럼, 현재 시점에서 시장의 관심권 밖에 있는 ‘미래의 차화정’을 찾아 나서보는 것이 어떨까.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이사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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