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경남 마산 출신인 3선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이 당 정책위의장을 맡으면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여당 내 대표적인 온건파로 분류됐던 이 의장이 연일 정부를 향해 매서운 발언을 쏟아내며 '버럭 주영'으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지난 6일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이 의장은 취임 일성으로 추가 감세를 철회하고 서민 복지예산을 확대할 것임을 내비쳤다.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와 발 맞춰 이명박 정부에 대해 사실상 반기를 든 셈이다.
이 의장은 12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불러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금융강도원'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금감원의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13일에는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에게 무상보육 정책 발표와 관련 "당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발표했다"면서 당을 무시하시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을 부른 16일에는 군 의료사고와 관련 "군인들이 적보다 병을 더 무서워 한다"며 대책 마련을 다그쳤다.
백미는 18일 정책위가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들로부터 보고를 받는 자리였다. 이 의장은 테이블에 앉자마자 일부 언론의 통신비 절감 방안 보도를 거론하며 "정책위의장이 정부 방안을 언론보도를 보고 알아서야 되겠느냐"면서 방통위원들에게 호통을 쳤다.
이 의장은 "안이 마련됐으면 당과 협의를 거쳐 국민 앞에 내놔야 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하니까 정부와 국민간 민심이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방안도 미흡하기 짝이 없어 국민들이 만족할 수준이 못된다"며 "앞으로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 중간중간 '가만히 안두겠다'며 사실상 협박(?) 수준까지 수위가 올라가기도 했다.
같은 날 미래기획위원회의 곽승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선 "연기금 주주권 행사가 관치경영 우려를 불러 올 수 있다"면서 "독립성이 담보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정부와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불리며 친화형 인사로 분류되던 그가 정부와 각을 세우며 당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던 여당이 정책위의 변신과 함께 앞으로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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