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송영길 인천시장이 최근 부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독서와 외국어 학습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 송 시장은 17일 저녁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4급 이상 간부공무원들을 모아 놓고 독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독서 토론회의 교재로 선택된 책은 중국인 기업가 왕중추의 '디테일의 힘'이다. 왕중추는 말단 영업사원부터 시작해 대표이사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디테일의 힘'은 기업의 CEO로 있으면서 마케팅에서 기업관리에서 얻은 노하우를 쓴 책이다. '디테일'이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에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풍부한 예화와 생생한 실천사례들로 실감나게 보여주는 자기계발서다.
이번 독서 토론회는 올해 초 송 시장이 '책 읽기'를 간부 공무원들에게 적극 권유했지만 별로 실천하는 이들이 없자 아예 '과제'를 주고 성과를 공개적으로 측정해 보자는 취지로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재 선택도 송 시장이 직접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는 또 올 상반기부터 4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전화외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3개월간 주 2회 10분 동안 정해진 시간에 전화로 영어ㆍ중국어ㆍ일본어를 배우는 수업이었다. 16일부터 실시되는 2차 교육에 1차 때(104명)보다도 훨씬 많은 148명이 신청할 정도로 호응이 높은 상황이다. 시는 기존 교육생을 우선 선발하고 신규 신청자 8명을 추가로 뽑아 70명을 대상으로 2차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화외국어 교육 실시도 "언어의 한계가 곧 세계를 보는 눈의 한계"라는 소신을 가진 송 시장의 지시에 따라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시의 간부급 공무원이 외국어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해서 되겠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간부급 공무원들의 반응은 두 갈래다. "우리가 초등학생이냐? 업무도 바쁜데 애들 가르치듯 하니 기분 나쁘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자기 계발은 물론 시장의 시정 철학을 이해할 수 있게 돼 좋다"며 적극 호응하는 이들도 있다.
한 간부 공무원은 "워낙 업무가 많아서 편안히 소파에 앉아서 뭘 할 시간이 없다"며 "외국어 학습이나 자기 계발을 위한 독서는 자발적으로 알아서 하도록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한 간부 공무원은 "바쁘다는 핑계로 책 읽기나 외국어 공부하기에 소홀했는데 시장이 나서서 권유하고 채찍질 해주니 솔직히 반가웠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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