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휴먼다큐 사랑>, 타인의 고통과 마주할 때

시계아이콘01분 0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휴먼다큐 사랑>, 타인의 고통과 마주할 때
AD

<휴먼다큐 사랑> ‘엄마, 미안’ MBC 금 밤 11시 5분
방송은 수술실로 들어가는 한 아이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유경주 씨의 딸 4세 서연이. 그 작은 아이가 울음도 없이 병상 위에 덤덤히 앉아있는 모습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지는데 그 위에 깔리는 ‘벌써 13번째 수술’이라는 내레이션은 보는 이의 가슴을 덜컥 내려앉게 만든다. 이어지는 화면이, 팔에서 채혈 받겠다던 서연이가 끝내 목에서 채혈당하는 장면을 비출 때 우리는 차라리 외면하고 싶은 ‘타인의 고통’과 마주하게 된다. <휴먼다큐 사랑>을 본다는 것은 그래서 늘, 한 윤리적 질문과 만나는 일이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가. 수잔 손택의 말처럼 이미지 속의 고통은 보는 이에게 연민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자신은 안전한 곳에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특권이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하고 나의 고통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므로 어떤 매체가 타인의 고통을 어떤 태도로 다루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자의식을 가지는 일은 중요하다.


<휴먼다큐 사랑>은 적어도 그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서연이의 고통을 비추는 카메라는, 지극한 슬픔을 억누른 경주 씨의 표정처럼 절제되어 있고 극적인 장면을 애써 연출하지 않는다. 대신 인물들에게 밀착한 시선만이 포착할 수 있는 순간들로 그들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중환자실에 누워 엄마를 기다리며 좋아하는 이불을 만지작거리는 서연이의 손, 아픈 딸과 힘겨워하는 아내를 두고 일터로 가야하는 아빠 최영순 씨의 주저하는 걸음, 늘 의연해보였지만 남편이 떠난 뒤 고개를 숙이고 마는 경주 씨, 어른스러운 쌍둥이 남매 수연, 승훈이 집에 온 엄마를 보자 천상 일곱 살로 다시 돌아간 모습. 아픈 이와 그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가족들의 표정에 카메라는 신중하게 다가간다. 그러한 태도가 이 방송의 제목이 되기도 한, 울먹이던 서연이가 “엄마, 미안”이라 말하는 그 장면처럼 인물의 고통과 감정을 우리 자신의 것처럼 전달할 수 있는 힘이 되었을 것이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선영(TV평론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