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일본 제약업체 다케다약품공업(이하 다케다)이 스위스의 제약업체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다케다는 스위스의 대형 제약회사 나이코메드의 지분 전부를 1조 엔(1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관계자를 인용해 다케다가 다음주 인수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케다의 나이코메드 인수 규모는 일본 제약업계의 인수합병(M&A)로는 역대 최대로, 일본 산업계 전체로는 역대 3위 규모다. 또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규모로는 2006년 일본 담배생산업체 재팬 토바코가 147억달러에 영국 담배 제조업체 갤러허를 인수한 데 이어 두번째다.
다케다는 현금준비금과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채권 발행도 고려하고 있다. 3월말 기준 다케다의 현금 및 준현금 자산은 8727억엔(108억달러) 정도다.
나이코메드는 호흡기 질환약 등 의료용 의약품과 복제약(제네릭)에 주력하는 제약사다. 지난해 매출은 3700억 엔 정도로 의료용 의약품 매출 기준 세계 30위 수준이다.
다케다가 나이코메드를 인수할 경우 세계 10위 제약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특히 다케다는 이머징마켓 시장 점유율이 취약한데 반해 나이코메드는 전체 매출의 40% 가량을 러시아,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에서 올리고 있어 다케다의 이머징마켓 시장 확대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케다의 2010년 회계연도 매출은 1조4100억 엔으로 세계 제약업계에서 15위를 기록했다.
다케다는 전체 의료용 약품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지만, 이 가운데 이머징 마켓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안 된다. 해외 매출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얻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시장 침체되고 있고, 인기 위장약인 프레바시드 라이센스가 미국에서 만료되고 다른 인기 제품 라이센스도 만료를 앞두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케다는 나이코메드 인수를 통해 이머징 마켓 시장을 확대하고 서양 라이벌 업체들을 따라 잡는다는 목표다.
MF글로벌증권의 스테판 바커 애널리스트는 “일본 대다수 제약업체들은 이머징마켓 점유율이 부진하다”면서 “다케다는 이번 인수로 이머징 마켓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수 금액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바커 애널리스트는 "나이코메드의 지난해 EBITDA(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11억 달러로 140억달러의 인수 금액은 14배 정도에 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케다는 선진국 시장 침체로 2013년 회계연도에 순익이 2010년 회계연도 보다 35% 감소한 1600억 엔을, 같은 기간 매출은 11% 감소한 1조2600억 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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