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인도의 한 억만장자가 호주 퀸즐랜드주(州) 애벗포인트항(港)을 20억 달러(약 2조1500억 원)에 99년 간 임차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최근 인도에서 6번째로 돈 많은 가우탐 아다니(48)가 소유한 인도 최대 비상장 항만 운영업체 ‘문드라 포트 앤 스페셜 이코노믹 존’이 애벗을 99년 간 임차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다니 그룹의 회장으로 순재산 규모가 100억 달러에 이르는 아다니의 문드라에서 운영하게 될 애벗은 연간 5000만t의 석탄 처리가 가능한 심해 터미널을 갖고 있다.
아다니는 문드라가 상장된 봄베이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문건에서 “애벗을 발판으로 세계로 뻗어나갈 계획”이라며 “그 동안 전략적으로 적절한 사업기회를 엿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아다니가 호주 자산을 매입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27억 달러에 링크 에너지로부터 석탄 광산 한 곳을 매입한 것이다. 링크 에너지의 탄광도 퀸즐랜드주에 자리잡고 있다.
전력 부문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아다니는 해외 탄광 확보에서 다른 인도 기업인들보다 훨씬 앞서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항만 같은 다른 인프라도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 소재 국영 탄광업체 부키트 아삼을 16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인도 서부 연안 구자라트주(州)에 자리잡은 문드라가 지난해 처리한 물동량은 5000만t이 넘는다. 문드라는 오는 2020년까지 물동량 2억t을 처리할 수 있는 항만으로 성장하겠다는 야심에 불타고 있다.
현재 문드라는 문드라항 외에 구자라트주 다헤지의 작은 항만까지 합해 연간 처리 물동량이 1억8500만t에 이른다. 여기에 현재 개발 중인 항만이 세 개로 모두 합해 6000만t을 취급할 수 있다.
아다니는 구자라트주 북부 타라드에서 먹고 살기 위해 아마다바드로 옮겨온 가난한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는 거의 고학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구자라트 대학 상과에 들어갔으나 2학년까지 마치고 중퇴했다.
18세의 아다니는 손에 100루피만 달랑 들고 뭄바이로 건너갔다. 뭄바이의 마힌드라 브라더스에서 다이아몬드 선별사로 2년 동안 일한 그는 독립해 다이아몬드 브로커로 나섰다.
그로부터 1년 뒤인 1981년 아마다바드에서 매입한 플라스틱 공장을 대신 운영해달라는 형의 부탁에 따라 아마다바드로 다시 건너갔다. 아다니는 이를 바탕으로 PVC 무역에 나서게 됐다. 인도의 경제 자유화로 그가 형의 부탁으로 운영했던 아다니 익스포츠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나아갔다.
그가 포브스의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 2008년이다. 당시 순재산이 93억 달러였다. 이는 전년에 대박을 터뜨린 문드라의 기업공개(IPO) 덕이다.
아다니의 재산은 현재 그와 가족이 소유한 아다니 엔터프라이지스 지분 78%에서 비롯된 것이다. 문드라는 아다니 엔터프라이지스의 자회사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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