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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중국 바닷가 갯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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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의 신화' STX 다롄 조선해양종합생산기지 이렇게 탄생했다


"여기가 중국 바닷가 갯벌이었다" STX다롄 조선해양종합생산기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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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여기가 갯벌이었다고요? 상전벽해가 따로 없네요."


중국 다롄시 장흥도 STX다롄 조선해양종합생산기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말이다. 다롄은 인수ㆍ합병(M&A)으로 덩지를 키워온 STX그룹이 맨 땅에서 시작해 완성한 첫 작품이다. 지금은 미래를 책임질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으나, 건설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쳤다.

다롄에 조선해양종합생산기지를 설립하기전 STX는 조선소 부지 확보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진해 조선소는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느라 포화상태에 있었으나 확장도 여의치 않았고, 남해안 곳곳을 안 가본 곳이 없을 만큼 뛰어다녔지만 흡족한 부지를 찾을 수 없었다. 비싼 땅값은 물론이거니와 부지를 마련해도 중국의 5~6배가 넘는 한국의 인건비 사정으로 원가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때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중국을 지목했다. 당시 중국 근로자의 생산성은 국내에 비해 떨어지지만 가공비 차원에서 현지 생산이 이익이라는 판단이 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블록을 생산해 국내로 들여올 때 지불하는 추가 물류비를 계산하더라도 국내에서 조달하는 것보다 최소 40% 이상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때마침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전략적 지원 업종 중의 하나로 조선업을 선정해 정부 차원의 지속적 투자 등을 이어가고 있는 찰나였다. 조선업계에 우수한 인적자원이 몰릴 것이며, 국내보다 싼 인건비로 우수한 생산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강 회장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 스스로 호랑이가 되자'는 결론을 내렸다. "중국 경쟁 조선소들을 이기려면 발목이 잡히기 일쑤인 국내에서 벗어나 중국에서 동등한 조건 속에서 자유롭게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가 중국 바닷가 갯벌이었다" STX다롄 조선해양 종합생산 기지 사무용 빌딩에서 바라본 조선소 전경


STX는 적절한 부지를 찾기 위해 중국의 동남해안을 훑었다. 한국 기업들이 밀접해 있는 칭다오와 새롭게 떠오르고 있던 다롄으로 범위를 좁혔다.


STX관계자는 "다롄에서도 장흥도를 비롯한 여러 곳을 살펴봤다. 당시 랴오닝성 당서기였던 리커창이 한국을 방문해 다롄으로 결정해줄 것을 요청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며 "다롄은 조선업 연관 산업이 발달한 동북 3성을 배후에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칭다오보다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랴오닝성 무순에는 STX의 엔진 부품 공장이 이미 진출해 있어 이를 활용하는 데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리커창 당서기는 STX에 신조 조선소 건설을 예외적으로 허가해 줄 뿐만 아니라 중국기업과의 합작이 아니라도 100% 단독 투자를 허용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여기에 조선소 부지 조성과 진입 도로를 건설해 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STX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는 조건이었다.


장흥도에 조선소 건설이 시작되자 강 회장은 한 달에 한 번 한국에서 장흥도로 넘어올 만큼 많은 공을 들였다. 이러다 보니 강 회장은 금요일 저녁에 찾아와 일요일까지 현장에서 보내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외국 출장길에 잠시 들리는 경우도 많았으며, STX유럽 인수 업무가 몰리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 달에 일주일 정도는 장흥도 건설 현장에 머물렀다.


강 회장의 의지와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2007년 3월 기공식, 2008년 4월 스틸 커팅(선박 생산을 위한 강제 절단), 2008년 12월 1단지 중공 완료 및 1호 선박 진수, 기공식 후 20개월 만에 조선단지 완공, 스틸 거팅 이후 8개월 만에 선박 진수 등 조선업계에 유래가 없는 빠른 속도로 공사가 진행됐다.


"여기가 중국 바닷가 갯벌이었다" STX다롄 조선해양종합생산기지 전경


총면적 550만㎡(170만평) 규모의 다롄 생산기지는 STX그룹이 직접 건설한 첫 해외 조선소다. 선박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공정이 한 곳에 집중해 있는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어 STX의 조선 분야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08년 4월부터 생산을 시작해 2009년 상반기에 첫 선박을 인도했다. 지난해에는 20척 이상의 선박을 인도함으로써 1년 반만에 본격 생산궤도에 진입했다.


한편, STX그룹은 최근 관계사간 지분 양수도를 통해 중국 STX다롄투자가 STX다롄조선과 STX다롄중공유한공사, STX다롄해양중공유한공사 등 3개사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했다. 홍콩증시 상장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STX다롄투자 지분은 지주회사 형태인 CSH라는 페이퍼컴퍼니가 보유하게 된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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