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이지은 기자]은행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민간 배드뱅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 조찬세미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배드뱅크가 별도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설립될 지, 유암코 주도로 설치될지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금융권 입장에서는 별도 법인이 따로 만들어지는 것 보다는 유암코 내 설립되는 것이 일을 진행시키기가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규 전국은행연합회 회장도 "유암코가 민간 배드뱅크인 만큼 그쪽이 주축이 되어야 한다"며 "SPC 설립은 현재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부동산 PF 처리를 위한 전문 배드뱅크를 별도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됐으나, 기존 배드뱅크인 유암코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바뀐 것. 그간의 실적과 성과를 고려할 때 유암코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유암코는 은행들의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9년 10월 국민, 신한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차등적으로 출자해 설립된 최초의 민간 배드뱅크로, 출범 2년차인 지난 한해동안 3조6000억원의 부실채권을 매입했으며, 이중 4000억원 가량은 부동산 PF채권으로 매입하는 등 설립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특히 '구조조정의 전문가'로 불리는 이성규 유암코 사장이 부동산 PF 시장에서도 해결사로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 시절 당시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초대 사무국장을 역임했으며, 워크아웃 매뉴얼을 마련하고 대우그룹을 해체한 것으로 유명하다.
단 유암코의 설립목적이 은행들의 일반 부실채권 인수에 있음을 감안하면 유암코가 100% 주도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주 부원장도 "배드뱅크가 PF사업장 정상화 문제를 해결해야하기 때문에 기존 부실 은행채를 처리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운용되어야 할 것"이라며 "시행사 교체 등 구조조정 담당 인력을 투입해야하는 문제 등이 있어 유암코 방식을 그대로 벤치마킹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이지은 기자 leez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